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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분쟁 완화 전망에 당사국들 엇갈린 반응
2020-11-23 16:26:32 2020-11-23 16:26:32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조 바이든 행정부 국무부 장관에 내정되자 미·중 갈등이 완화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중국 정부 고문들은 미·중간 전쟁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어 양국 관계에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정부 고문들이 조 바이든 당선자의 취임 이후 미·중 관계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버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강경한 대중 정책을 취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미·중 관계 개선이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이전과 달리 중국과 잠재적인 협력 분야도 찾을 것이기 때문에 미중 간에 치열한 경쟁 분야와 협력 분야가 명확하게 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 고문들이 앞으로의 미·중 관계를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정융녠 홍콩중문대 글로벌 및 당대 중국 고등연구원 원장은 23일 SCMP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미·중 관계가 좋아질 것이란 환상을 버리고 워싱턴의 강경한 입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전쟁에 관심이 없지만 민주당 대통령은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정부 고문인 정비젠 전 공산당 중앙당교 상무부 교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20일 중국 혁신개발전략연구소가 개최한 포럼에서 ‘차기 미국 정부 아래에서 미·중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 섣불리 기대할 수 없다“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국무부 장관에 지명될 예정인 만큼 미·중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는 완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블링컨 전 국무부 장관은 지난 7월 허드슨 연구소 포럼에서 중국에 맞서는 것과 관련 특정 국가를 압박하기보다는 무역을 증지하고 기술투자 및 인권 분야에서 다국적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발언이 인도 태평양지역 국가들과 협력 강화를 의미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도 바이든 행정부 이후 중국 내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예측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가 최근 124개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대선 이후 중국에서 사업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62.9% ‘낙관적’이라는 답을 했다. 지금 보다 낙관적이라는 응답은 54.8%, 매우 낙관적이라는 응답도 8.1%였다.
 
미·중 관계 개선은 전략적 모호성을 외교 전략으로 내세우던 우리에게도 나쁜 소식은 아니다. 그간 우리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미국이 반중 전선 참여를 요청하며 압박을 가해왔고 중국은 반중 동참국에 보복 조치로 맞섰다. 실제 한국은행은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이 우리 경제 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렸던 것으로 추정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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