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미국, 항공자유화조약 탈퇴···유럽 안보 차질 전망
2020-11-23 12:08:33 2020-11-23 12:08:3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항공자유화조약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밝혀 유럽 안보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러시아 영공 정찰로 얻은 정보를 유럽에 제공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4개국과 맺었던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에서 공식 탈퇴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성명서에서 “미국이 지난 5월 22일 항공자유화조약 관련 조항에 따라 6개월 뒤 탈퇴 방침을 회원국에 밝혔다”면서 “미국의 탈퇴는 11월 22일 효력이 발생했고 미국은 더는 회원국이 아니다”라고 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광범위한 무기 통제 협정의 일부로 군사력 확장을 억제해 전쟁 위험을 줄이는 게 목적이다. 냉전 종식 직후인 1992년 체결되어 2002년 발효됐으며 회원국 영공에서 비무장 항공기들의 정찰 활동을 허용한다.
 
3월 9일 러시아 해상 정찰기가 알레스카 해안선 근처를 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항공자유화조약 탈퇴로 유럽 회원국들은 안보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유럽 회원국들이 그간 러시아 군사 동향을 미국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이 조약에서 탈퇴함으로 미국은 러시아 상공 비행권을 잃게 되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유럽 대륙을 정찰할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10개국은 미국이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의사를 밝힌 5월, 성명서를 통해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CNN은 보도를 통해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이 미군이 위성 등으로 확보한 일부 정찰 정보를 유럽 동맹국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이 조약에서 탈퇴한 만큼 제공 정보 범위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도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항공자유화조약 탈퇴가 미국과 유럽 동맹 간 또 다른 분열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난 5월 지적했다. 민주당 고위 인사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조약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