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두산, '보증금 예치' 거절…셈법 분주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두산중공업, DICC 소송 관련 보증금 예치 대신 '패소 시 책임 이행'
입찰자 불확실성 커져…24일 본입찰 인수금액 낮아질 듯
입력 : 2020-11-18 10:00:00 수정 : 2020-11-18 10:00:0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7일 11: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인수전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앞두고 소송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인수후보자들은 중국법인(Doosan Infracore China Co.,Ltd 이하 DICC) 소송과 관련해 두산중공업(034020)에 '보증금'을 요구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이를 거절하며, 보증금 예치 대신 '패소 시 책임 이행'으로 맞서고 있다. 이 같은 변수는 다음주 진행될 본입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두산인프라코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36.07%의 매각에 관한 본입찰이 있을 예정이다. 앞서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인수희망자 중 적격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로 현대중공업지주(267250)-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유진기업(023410), 이스트브릿지, GS건설(006360)-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등을 선정한 바 있다. 
 
예상 거래 가격은 1조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DICC 소송 이행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보증금 예치를 두산중공업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패소 시 책임'으로 버티고 있다. 이는 다양한 모습으로 인수후보자들에게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책임을 진다는 입장이다"라면서 "만약 패소를 조건으로 소송의 책임을 진다면 인수후보자들은 연대 책임을 질 위험에 노출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실질적으로 소송과 관련된 주 채무자는 두산인프라코어 본인이기에 향후 발생할 리스크가 다양하다"면서 "입찰자들이 지금 요구하는 것은 소송 결과 여부를 떠나 그 책임을 두산그룹이 부담하라"라는 것이다. 
 
만약 DICC 소송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패소할 경우, 두산그룹은 법 혹은 계약에 따른 '연대채무자'로서 책임만 지면 되는 것이다. 연대책임이란 의미는 두산(000150)과 인수자들은 서로의 의사결정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파생될 수 있다는 의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와 관련해 IMM PE·하나금융투자 PE·미래에셋자산운용 PE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주식매매대금 지급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대법원 판결만 남아 있다. 법원은 1심에서 두산의 손을, 2심에서는 FI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이후 관련 재판과 연동돼 진행 중인 잔여대금지급 청구 소송은 현재 1심 판결 중이다.  
 
전문가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원하는 파기 환송보다는 2심 판결이 유지될 확률이 높다고 관측했다. 대법원이 발간한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대법원에서 원심 판결이 파기된 건수는 전체의 4.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IB업계의 한 변호사는 "두산인프라코어 소송이 4%에 속할 가능성도 있지만, 96%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두산이 FI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달했다. 
 
만약 패소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최대 8000억원 수준의 자금소요가 예상되며,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 소송에 국내 최고 로펌인 '김앤장'을 선임하며 사활을 걸고 있다.
 
이 탓에 두산인프라코어의 내재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 중국공정기계협회(CCMA)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MNC) 중 두산인프라코어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2.9%에서 올 상반기 23.0%로 5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당연히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 상반기 별도 기준 Heavy(중대형건설기계) 사업 부문 중국 매출은 5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술력과 건설기계업의 특성이 점유율 확대의 배경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1.7~80t 사이의 굴착기 부문은 일본 기업보다 더 기술력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달리 말하면 XCMG, Sany, Zoomlion 등 중국 현지 기업과 공략하는 시장이 다르다는 의미다. 중국 기업들은 저가 라인업에 강점이 있다. 
 
그렇다고 중국의 현지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란 카드를 꺼내기도 쉽지 않다. 업황의 특성 때문이다.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경우, 업황 악화 시 높아진 레버리지로 인해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건설기계업 관계자는 "건기업은 사이클이 명확하기에 함부로 투자를 늘리기 어렵다"면서 "사이클이 빠지면, 모든 리스크를 투자 기업이 감당해야 하다 보니 로컬(중국) 기업들이 생산 여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관측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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