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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라임로비' 수사의뢰 몇시간만에 수사지휘권 발동
"어느 때보다 공정·독립적 수사 필요"…윤 총장 장모 사건 등 수사도 지휘
2020-10-19 18:35:27 2020-10-19 18:35:27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라임 로비 의혹'에 연루된 검사와 검찰 수사관을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했다. 지난 7월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공식 수사지휘 이후 두번째다. 추 장관은 또 윤 총장 가족과 주변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팀을 강화하라고 수사지휘했다. 
 
법무부는 19일 "추 장관이 서울남부지검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관련 로비 의혹이 제기된 검사와 검찰수사관을 수사·공판팀에서 배제해 새롭게 재편할 것을 윤 총장에게 수사지휘했다"고 밝혔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충돌한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각각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 장관이 이날 윤 총장에게 '라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사지휘한 사항은 3가지다. 법무부는 "검찰 출신 변호사가 구속 피고인에게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청와대 행정관으로는 부족하고 수석 정도는 잡아야 한다. 총장에게 보고해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며 회유협박하고, 수사팀은 구속 피고인을 66번씩이나 소환하며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추 장관이 이에 대한 엄정수사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총장이 수사팀 검사 선정에 직접 관여하고 검사장 출신 유력 야권 정치인에 대한 구체적 비위 사실을 직접 보고 받고도 여권 인사와는 달리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보고가 누락되는 등 사건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이 현직 검사들에 대한 향응 접대와 다수의 검찰 관계자에 대한 금품 로비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고도 관련 보고나 수사가 일체 누락되었으며, 향응을 접대받은 검사가 수사팀장으로 수사를 주도했다는 의혹 등이 일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을 지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라임 로비의혹 사건은 관련된 진상을 규명하는데 있어 검찰총장 본인 또한 관련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수사지휘권 발동 배경을 설명했다.
 
윤 총장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서는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에 대한 세부 의혹을 지목했다. 김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의 회사와 관련된 각종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수사 대상자인 회사 등으로부터 협찬금 명목으로 거액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사건 의혹이다.
 
장모 최모씨에 대해서는 요양병원 운영 관련 불법 의료기관개설, 요양급여비 편취 혐의에 대한 불입건 등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 등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친형인 윤모 전 용산세무서장 로비사건 관련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기각 및 불기소 등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다.
 
법무부는 "검찰총장이 측근 관련 사건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해 '형성권'에 해당한다고 공표한 점을 고려할 때에 법무부장관의 이번 수사지휘도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수사팀은 검찰의 책무를 엄중히 인식하고, 대규모펀드사기를 저지른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세력 모두를 철저히 단죄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은 곧바로 수사지휘 내용에 따른 수사팀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추 장관이 전격적으로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한 수사지휘권을 동시다발적으로 행사하면서 검찰 내 반발이 표면화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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