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기준을 두고 금융위원회 내부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핵심은 인터넷은행 심사 기준이다. 즉 키움뱅크의 경우, 자금조달성이 안정적이고 어느 정도 혁신성도 갖추고 있어 예비인가를 해줘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토스뱅크는 자금조달력 부족이 예견된 만큼, 선제적로 정비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금융위의 심사결과에 대한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인터넷은행인 만큼 혁신성과 자금조달력 기준이 모두 엄격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이같은 금융위의 내부의 불협화음이 고위급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1일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당국 내부에서도 외부평가위원회가 너무 엄격하게 심사했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재무적 안정성이 뛰어난 키움까지 굳이 탈락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예전부터 금융위 내부에서는 키움뱅크만 통과되고, 토스는 탈락될 거라는 예상 시나리오가 거론돼왔다. 키움뱅크는 탈락할 만큼 혁신성이 크게 부족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재무적 안정성이 양호했다는 판단이다. 인터넷은행도 결국 은행업이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과 자금조달력이 혁신성보다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혁신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안정성이 관건"이라며 "키움증권은 재무적 안정성이 좋았고, 본래 IT기반의 증권업이기 때문에 혁신성에 대한 잠재력도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탈락은 어느정도 예견됐던 만큼, 금융당국의 예방이 필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토스가 대주주 컨소시엄을 들고 나왔을 때 일부 금융위 직원들은 이미 안될 거라고 판단했다"며 "그런데도 담당 과는 아무런 정비없이 외평위에 심사를 맡겼다"고 비판했다.
반면 금융위의 심사결과가 정당하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면서, 내부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업인 만큼, 혁신성과 자금조달력을 엄격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위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앞서 인가된 제1·2인터넷은행이 자금조달력과 메기효과(혁신성)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그만큼 인터넷은행의 심사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은행 심사 방식을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처럼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을 두고 내부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어나면서, 금융위 자체적으로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히려 지금껏 토론없이 인터넷은행 정책을 추진했던 것이 문제다. 토론을 통해 제대로 된 후보자들이 들어오도록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