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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영빈 파운트 대표 "금융영역 세분화해야 AI 기술 발전 있을 것"
지난해 4월 상품 출시, 878억 자산운용 회사 성장…금융복지 제공하는 수단 될 것"
입력 : 2018-01-04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당국이 AI(인공지능)와 핀테크 등 4차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4차산업을 기반으로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테크 자문단’을 만들었으며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마지막 금융포럼으로 ‘인공지능과 금융’을 주제로 삼았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파운트의 김영빈 대표는 금융의 AI 도입에 대해 "자산이 많은 부자가 아니라도 자산관리를 받고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등 금융 복지를 제공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 파운트는 임직원 40명 중 석박사 출신이 1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창업 3년만에 우리은행, 기업은행이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알짜기업이다. 숫자에 강한 파운트와 자연어와 한글 분석에 특화된 자회사 파운트 AI를 통해 일상 생활 전반에 대한 인공지능을 추구하고 있는 파운트의 김영빈 대표를 만나현재 금융 인공지능의 수준과 전망에 관해 물어봤다.
 
김영빈 대표는 "금융권의 AI 발전은 사람들의 금융 복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파운트 제공
파운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파운트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로보 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관리라고 하면 부자들만 PB(금융포트폴리오 전문가)의 서비스를 받고 것으로 알고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 대중들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상품을 출시해 지난달으로 기준 약 878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중 2위 수준이다. 그동안 우리은행, 기업은행, 트러스톤자산운용, 현대차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과 손을 잡고 서비스를 출시해왔는데,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진행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에서는 파운트의 기술을 적용한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중위험 포트폴리오 부문에서 각각 은행권 수익률 1위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어떻게 창업을 결심하게 됐나
 
전 직장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할 당시 사람들이 기술을 통해 자산관리 받는 것에 대한 거대한 물결을 봤다. 향후 인공지능 자산관리가 2030년이면 50∼60%정도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못봤다. 그리고 여기에서 나오는 가치를 예감했다. 국내 모든 사람들이 이런 금융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느꼈다. 특히 저금리시대인 지금은 예전처럼 부동산 하나만 바라보기가 어려운 만큼 더 필요한 기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해 세계3대투자가인 짐 로저스가 방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짐로저스와 회사 기본 방향성과 철학에 대해 설정을 했다. 짐 로저스도 알고리즘 투자를 믿지 않는다. 미래 예측에 부정적으로 우리가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에 가깝다. 내일 대박주를 찍어주는 게 아니라는데 공감했다. 자기가 아는 국내에만 투자를 하면 하면 안된다는 부분에 대해 함께 동의하고 지원을 받고 있다. 짐 로저스로부터 두 달에 한번씩 자료를 제공받기도 하지만, 우리가 필요한 형식이 아니라 인공지능에는 반영하지 않고 참고만 하고 있다. 향후 짐 로저스의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상품 개발도 생각도 하고 있다.
 
국내 인공지능 기술의 수준은 어떤가
 
사실 아직까지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적용은 걸음마 단계다. 다른 업체들은 금융데이터의 이미지화, 기사에 대한 투자 분석 등을 얘기하는데 아직 먼 얘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인공지능에게 원하는 것처럼 내일 삼성전자의 주식이 오르고 내려가는 걸 예상한다는 것은 사기다.
 
지난해 8월 3일 세계적인 투자가 짐 모리스(가운데)가 파운트를 방문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파운트
그렇다면 올바른 인공지능의 쓰임은 어떤 것인가
 
사람이 할 수 있지만 사람이 하기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에 적용돼야 한다. 사람도 할 수 없는 것을 인공지능에 요구하면 안된다. 전세계 채권을 분석한다고 하면 사람들 10만명이 모이면 할 수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파운트는 AI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하는 것이다. 금융분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투자에 대해 관심받지 못하는 데 소외감을 느낀다. 펀드의 경우 왜 샀는지 언제 팔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에는 인공지능이 적용되기 쉽다. 투자 영역의 경우 적용되는 AI기술이 딥러닝 학습인데, 과거의 패턴이 반복됐을 경우 잘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등 사람들도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은 인공지능도 어렵다. 인공지능이 무조건 최고는 아니다. 고객의 고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특성과 위험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혹시 가상화폐에 대한 예측도 가능한가
 
가상화폐처럼 인위적인 개입이 많은 것은 쉽지 않다. 데이터분석이 어려울 뿐더러 심지어 세력들의 개입도 있다. 학습이 어려운 부분이다.
 
금융 분야에서 인공지능 또는 AI의 향후 전망은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서 지나친 기대를 하고 접근하면 다들 실망할 것이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 모든 것을 다하는 AI 금융 서비스라는 건 아직 요원한 일이다. 구글도 아직 바둑 두고 있다. 바둑에 비해 금융은 너무 어렵고 변수가 많다. 따라서 영역을 세분화 하고 한정해야 한다. 영역을 집중해서 AI 기술을 발전시키면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AI는 정의와 정답지가 있어야 트레이닝이 된다. 어떤 금융 분야를 풀 것이냐는 질문이 결과물의 90%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금융에 대해 돈을 버는 투자로 적용할 게 아니라 판단의 근거를 줄 수 있는 정보제공의 측면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에 비해 지금 정부, 국민, 기업들의 바람은 결론부터 내려고 한다. 지금은 아직 발전 과정인 만큼 기대감과 함께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로보어드바이저의 비대면 위임이 완화돼야 할 부분이다. AI를 통해 충분히 고객에게 상품 안내가 가능한데 사람이 맞대서 상품 설명하라고 하는 것은 AI발전과 역행하는 것이다. 사람이 들어가는 순간 비싼 판매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은 이런 규제가 없다. 자산관리 일임을 그때마다 동의하려면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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