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으로 시작한 국정감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골프 논란으로 막을 내릴 전망입니다. 이재명정부 2년 차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민생과 정책 검증을 내걸었지만,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등 사법부 독립 문제를 비롯해 검찰개혁, 주요 인사 증인 채택 등을 둘러싼 정쟁이 반복됐습니다. 올해 국감에서 채택된 일반증인도 지난해와 비교해 급감한 것으로 집계돼 사실상 맹탕 국감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희대'로 번진 여야 충돌…정책 실종
27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오는 30일 국회사무처·도서관 등을 끝으로 4주간 감사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종합감사가 아닌 일반 감사가 남은 곳은 청와대,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입니다. 여당인 민주당은 국감 초반 민생과 정책 국감을,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정부의 정책 검증을 내걸었습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정치 공방으로 충돌했고, 실제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올해 국감에는 일반증인으로 271명이 채택, 지난해(530명)보다 48.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일 국감 첫날부터 여야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 대법원장의 출석 여부, 재제청 거부를 둘러싸고 충돌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고, 여당인 민주당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한다"며 조 대법원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결국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권한 다툼이 국회로 옮겨진 셈입니다. 이로 인해 법사위에서는 사법부 독립 논란과 조 대법원장의 증인선서 거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고성과 설전을 벌였습니다.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설치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 따른 검찰 개혁 논쟁과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감 첫 주에 재정경제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 주요 부처 국감이 몰렸지만, 사법 관련 쟁점이 국감에서 크게 충돌하면서 사실상 '조희대 국감'으로 의제가 쏠렸습니다.
미래대응기금·한강버스·농지조사까지
반환점을 돈 18일 전후에도 여야 대치는 계속됐습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투자자 손실 문제, 162조의 미래대응기금,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과 전월세 시장 불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과 ETF를 설계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은 정치 공세라며 맞섰습니다.
지방자치와 행정 분야에서는 서울시의 한강버스 사업을 둘러싼 의혹과 사업 추진의 적절성 여부 등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한강버스 건조 업체와 용역업체 사이에 오간 약 15억원의 자금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직원에 대한 리베이트 의혹, 서울시 수사 의뢰 지연 및 관련 자료 폐기 의혹을 집중 추구했습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를 '정치 공세'라고 규정하며 반박했습니다. 그는 관련 의혹을 조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맞섰고, SH 직원에게 금품이 전달됐다는 단서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민주당은 핵심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세를 이어 갔습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서는 농지 전수조사가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지난 14일 농촌진흥청·한국농어촌공사 국감, 22일 종합감사에서도 조사 방식과 현장 부작용이 다뤄졌습니다. 핵심은 농지 투기 근절이란 정책 취지와 조사 과정에서 농민이 겪는 혼란과 피해 사이 간극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였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무부 등)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 관련해 영상 재생이 거절되자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 증인·황제골프…대통령 의혹 공방
국정감사 후반기에는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 대통령 관련 공소 취소 논란, 청와대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성남·경기 라인'의 핵심으로 불리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비롯해 강훈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 주장에는 근거가 부족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습니다. 더불어 그동안 국정감사에서 전임자를 증인으로 부르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며 증인 채택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대미 전략투자 문제, 초광역특구법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습니다.
국감 막판에는 이 대통령 부부의 골프장 이용 의혹까지 정치 쟁점으로 번졌습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혜경 여사의 이른바 '황제 골프' 의혹을 제기하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주 의원은 김 여사가 태릉CC에서 유명 프로골퍼에게 레슨을 받았다며 리디아 고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리디아 고가 직접 해당 의혹을 부인했고, 민주당은 허위사실 유포로 주 의원을 고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의 황제 골프 의혹을 재차 제기하며 특별감찰관의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그는 "대통령 부부의 골프장 이용 경위와 예약 과정 등을 공개하라"고 촉구하면서 국감 막판까지 대통령 관련 의혹이 주요 정치 쟁점으로 부각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