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영풍(000670)이 최근 5년간 받은 환경 관련 제재가 3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오염 방지 시설 관리를 소홀히 하고 황산가스 감지기의 경보 기능을 꺼놓고 조업하는 등 환경 관련 위반이 반복된 것으로 오염토양 정화 작업 중에 사망사고까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풍은 조업정지 처분과 낙동강 카드뮴 유출에 따른 약 281억원의 과징금, 제련소 주변 토양 정화명령 등에 대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위반에 대해 자정 노력이나 설비 개선을 하기보다,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영풍의 2025년 사업보고서와 2026년 반기보고서(8월)의 ‘행정기관 제재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석포제련소는 최근 5년간 환경 관련 제재와 정화명령 등 35건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풍이 공시한 환경 관련 제재 현황 34건에 2021년 11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낙동강 카드뮴 오염수 불법 배출을 이유로 부과한 약 281억원의 과징금을 더한 수치입니다.
앞선 본지 보도(23일자 ‘유해물질 배출 석포제련소…106일 동안 TMS 고장’)처럼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측정 관리에서 위반이 반복됐습니다. 2023년 3월, 부식·마모된 대기오염 방지 시설과 고장 난 부속 기계를 방치해 잇따라 경고와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같은 해 9월 배소 4·5계열에서 배출된 황산화물이 허용 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과 초과배출부과금 약 844만원이 부과됐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오염물질 측정기기 운영·관리 기준 위반으로 조치명령과 과태료 300만원을 받은 데 이어, 지난 7월 초에도 방지 시설 관리 기준 위반으로 과태료 200만원이 부과됐습니다.
유해가스 누출을 감지하는 안전장치에서도 관리 부실이 드러났습니다. 기후부는 2024년 11월 석포제련소가 황산가스 감지기 11기 가운데 7기의 경보 기능을 꺼놓고 조업한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해당 위반은 지난해 3월 조업정지 10일 처분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1월에는 제련소에 장기간 쌓인 제련 잔재물 3년 내 처리 의무를 지키지 못해 과징금 2억7000만원이 부과됐습니다. 토양 정화명령을 받은지 10년이 지나도록 이행률 10%에 그쳤던 문제점(23일자 ‘토양 정화명령 10년, 이행률 10%…낙동강 오염 ‘악명’ 여전')이 겹쳐지는 대목입니다.
작업자 사망사고까지 잇따랐습니다. 2023년 12월 정액 1단 공장에서 발생한 삼수소화비소 노출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고, 2024년 3월에는 전해 1공장 냉각탑 청소 중 떨어지는 석고 덩어리에 맞아 노동자 1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도 침전저류지 토양정화 작업 도중 지반 붕괴로 굴착기가 전도되면서 노동자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장난 설비 교체나 정화명령 이행에서 느리기만 했던 모습은,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된 법적 대응에선 찾을 수 없습니다. 영풍은 지난해 3월 황산가스 감지기 경보 기능 차단과 같은 해 9월 오염토양 정화기한 미이행으로 각각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내려지자,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토양정화 관련 조업정지 소송은 이달 1일 서울행정법원 1심에서 영풍이 승소해, 기후부가 지난 14일 항소한 상태입니다. 2019년 폐수 무단 배출 등이 적발돼 이듬해 내려진 조업정지 처분에 대해서도 법정 다툼을 이어가다, 2024년 10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58일간 조업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소송 대상은 조업정지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영풍은 2021년 11월 낙동강 카드뮴 유출로 부과된 약 281억원의 과징금에 대해서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2월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봉화군이 내린 제련소 주변 지역 비소 오염 토양 정화명령에 대해서도 별도의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는 “기업이 법적 다툼으로 시간을 버는 동안 환경 오염과 주민 건강 피해는 누적된다”며 “과징금이나 조업정지 같은 일차적 처분을 넘어, 향후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고 주민 피해를 구제하는 데 결국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전가된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리스크”라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풍 측은 “회사의 공식 입장을 정리해 다시 답을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