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영풍(000670) 석포제련소가 2015년 봉화군으로부터 받은 토양오염 정화 명령의 이행률(면적 기준)이 10년 넘은 현재까지 10%대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2019년에 받은 지하수 오염 정화 명령의 이행률도 절반에 그치는 등 1300만 영남권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실정입니다.
석포제련소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안동환경운동연합)
23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토양 정화 추진 경과(7월 기준)’를 보면, 일부 구역은 정화를 마쳤으나 오염 규모가 가장 큰 핵심 구역들의 정화 작업은 여전히 이행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염 규모가 가장 큰 제1공장의 경우 정화 명령 대상 면적 4만7169㎡(물량 18만2950㎥) 중 실제 정화를 마친 면적은 8081㎡로 이행률이 17.1%(물량 기준 9만5587㎥, 52.2%)에 불과했습니다. 두 번째로 오염 규모가 큰 제2공장 역시 정화 대상 면적 3만5617㎡(물량 12만4330㎥) 중 단 3634㎡만 치워 정화율이 10.2%(물량 기준 3만8635㎥, 31%)에 그쳤습니다. 토양 정화 지표에서 면적(㎡)은 오염이 표면으로 퍼진 넓이를, 물량(㎥)은 오염 깊이까지 고려해 실제 파내야 하는 흙의 총 부피를 뜻합니다.
나머지 구역에서는 당초 정부와 지자체가 파악했던 것보다 많은 양의 오염된 흙이 무더기로 확인됐습니다. 막상 정화 작업을 시작해 보니 초기 예측보다 실제 토양오염의 깊이와 범위가 훨씬 심각하게 번져 있어, 처리해야 할 물량이 초기 명령치를 초과한 것입니다. 제3공장은 당초 명령받은 면적 2만9034㎡와 물량 3만3040㎥를 넘어, 3만2971㎡(113.6%)의 면적과 6만 3252㎥(191.4%)의 물량을 치워내며 2024년 12월 정화를 완료했습니다.
낙동강 수질과 직결되는 부지 내 지하수 오염 정화 작업 역시 핵심 공장을 중심으로 이행률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석포제련소가 대구환경청에 제출한 ‘공장별 지하수 정화량과 정화율(8월 기준)’에 따르면, 지하수 오염물질 규모가 가장 큰 제1공장의 경우 오염물질 총량은 14만5379kg에 달하지만, 실제 제거된 물량은 6만9381kg에 그쳐 정화율이 47.7%에 그쳤습니다. 제2공장 역시 오염물질 총량 7936kg 중 4321.98kg을 처리해 정화율 54.5%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오염물질 총량이 59.10kg으로 가장 적은 제3공장의 경우에만 53.68kg을 치워 90.8%의 정화율을 보였습니다.
(그래픽=구글 제미나이)
가동 과정에서 카드뮴 등 중금속이 인근 하천과 지하수로 유출돼 낙동강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온 석포제련소는, 2021년 카드뮴 불법 배출 등으로 환경부로부터 과징금 281억원을 부과받기도 했습니다.
곽 의원은 “제련소의 환경 문제는 사업장 내부에만 머무는 문제가 아니라 인근 주민의 생활환경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화재 이후 대기오염물질 측정 공백이 이어지고 토양·지하수 정화도 장기간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계 당국은 관리 감독 체계를 정비하고 정화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영풍 측은 “토양은 본래 불균질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최초의 ‘토양정밀조사’만으로 지중 오염 범위를 100% 완벽히 예측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고 굴착 및 정화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철저히 이행하다 보니 당초 추정치보다 오염토 물량이 증가하여 확인된 것”이라며 “오염을 은폐하거나 정화가 지연된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준수, 숨은 오염토까지 끝까지 찾아내 투명하게 정화하고 있다는 성실성의 반증”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1·2·3공장 외곽 2.5km 구간에 걸쳐 ‘지하수 확산방지시설’을 완공, 공장 외곽 지하 수십 미터 암반층까지 거대한 차단벽을 구축해 공장 하부의 지하수와 오염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설”이라며 “현재 외부 유출 우려를 완전히 차단한 안전한 상태에서 책임감 있게 정화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