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과거 연 2~3%대 저금리와 지가 상승이 모든 부실을 덮어주던 '자산 소유의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이제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의 자본환원율(Cap Rate)이 연 4% 안팎에 머무는 반면 대출금리는 이를 웃돌아, 빌린 돈의 비용이 수익률을 갉아먹는 '역레버리지'가 일상화되었다. 여기에 2026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와 과세당국의 강력한 세무 칼날까지 더해지며 꼬마빌딩 시장은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시장 수치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부동산원의 2026년 2분기 조사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은 1.10%, 소규모 상가는 0.86%에 그친 반면 오피스는 2.15%를 기록했다. 서울 오피스 임대가격지수가 18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달리 전국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내림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평균이 아닌 '격차'다. 시장 전체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도 성수동, 뚝섬, 명동 등 확실한 테넌트와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초핵심 입지의 임대료는 오히려 오르는 극심한 양극화가 펼쳐지고 있다.
시장 상황이 팍팍해진 가운데 자산가들을 더 큰 멘붕에 빠뜨린 것은 '절세 치트키'의 소멸이다. 그동안 꼬마빌딩은 아파트와 달리 시가 산정이 어려워 공시가격(기준시가)으로 상속·증여세를 신고해 세금을 크게 줄이는 수단으로 애용되어 왔다. 하지만 국세청은 2020년부터 사후 소급 감정평가를 통해 수십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기 시작했고, 최근 대법원(2026. 5. 8. 선고 2024두54348 판결)이 국세청의 사후 소급 감정 방식을 최종 적법하다고 판결하면서 꼬마빌딩을 통한 편법 절세의 길은 사실상 완전히 봉쇄됐다.
금리 부담, 공실 위험, 세무 리스크가 동시에 높아진 상황에서 건물주가 가장 경계해야 할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은 바로 '수익성의 조용한 침식'이다. 많은 소유주가 공실이나 임대료 하락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임대료가 유지되는 사이 관리비, 인건비, 에너지 비용, 승강기·소방 설비 유지비가 야금야금 올라 순영업소득(NOI, Net Operating Income)이 줄어드는 것은 놓치기 십상이다. 전국 건축물의 41%, 상업용 건축물의 약 31%가 준공 30년을 넘긴 노후 구간에 진입한 현 시점에서, 노후화에 따른 수선비 증가와 정기적 공실 발생은 순이익을 빠르게 파먹는다.
자산가치는 단순히 '들어오는 임대료(매출)'가 아니라 모든 비용을 뺀 '순영업소득(NOI)'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예컨대 연간 순영업소득이 3000만원 줄어들고 자본환원율이 4%라면, 건물의 자산가치는 이론적으로 무려 7억5000만원이나 낮아진다. 매달 조금씩 새어 나가는 운영비용 수천만원이 자산가치 수억원을 깎아먹는 셈이다.
결국 꼬마빌딩 자산관리는 수금과 단순 시설 점검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 건물주의 성패는 이제 '얼마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해 순이익을 남기느냐'에서 갈린다. 오래된 건물의 물리적 가치를 높이는 리모델링(Value-add)과 매력적인 앵커 테넌트(Key Tenant) 유치는 기본이다. 나아가 에너지 절감, 예방적 설비 관리, 계약 만료 시기 분산, 철저한 유지보수비 통제를 통해 순영업소득을 극대화하는 적극적인 '디지털·체계적 Asset Management'가 필수적이다.
불패 신화와 절세 혜택이라는 달콤한 환상이 걷힌 자리에 정직한 운영 실력이 들어서고 있다. 지난날이 부동산을 잘 사는 사람이 돈을 벌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부동산을 얼마나 스마트하게 운영해 실질 현금흐름을 지켜내느냐가 자산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