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박주용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 겸직과 사당화 등 잇단 의혹 제기에도 버티기에 돌입하면서 이번 2차 개각을 바라보는 민심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용 후보자가 낙마하더라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살리려는 민주당의 2차 개각 접근법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침묵하는 용혜인…청문회까지 완주 기류
기본소득당 대변인단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 후보자 지명 직후 불거진 사당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대변인단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용 후보자 남편 박기홍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가족 정당' 논란에 "(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소상하게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말씀드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직 임명까지 노리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과 달리 정치권에선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용 후보자는) 나중에 국회의원도 못 할 수가 있다"면서 "본인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 전 대표 발언은 장관 임명 후 의원직도 유지하겠다는 용 후보자 방침에 반대 입장을 낸 건데요. 송 전 대표는 "비례대표는 속성상 어떤 전문적 영역으로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은 사람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며 "장관으로 가면 의원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제1야당에선 정점식 원내대표가 나서 용 후보자 자진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그는 전날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비례대표만 두 차례 지내고 장관과 의원직까지 겸직하겠다는, 특혜와 불공정의 상징인 사람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앞서 정 원내대표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용 후보자 관련 비선 조직으로 거론되는 '언더조직'을 거론한 뒤 "용 의원은 장관 후보자직은 물론이고, 국회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등 돌린 민심…고민 깊어지는 민주당
용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쏟아지면서 또 다른 2차 개각 멤버인 김 후보자에 대한 국민 반응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읽힙니다. 실제로 민심은 김 후보자와 용 후보자 임명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용 후보자에 대해선 여권 내부에서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10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9월7~8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73.4%가 용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용 후보자 임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18.4%에 불과했습니다.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70% 이상이 용 후보자 임명을 반대했습니다. 무엇보다 여권의 핵심 기반에서 용 후보자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했습니다. 호남에선 67.2%, 진보층에선 61.7%, 민주당 지지층에선 54.2%가 용 후보자 임명을 반대했습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반대 여론도 55.7%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김 후보자 임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0.7%에 불과했습니다. 모든 세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한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특히 호남에서조차 찬성 40.1% 대 반대 45.8%로, 임명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오차범위 안에서 높았습니다. 중도층에서도 56.4%가 임명을 반대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65.1%가 김 후보자 임명에 찬성해 용 후보자와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외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용 후보자가 의혹 해명 없이 완주를 시사하면서 민주당 고민은 깊어지게 됐습니다. 두 후보자를 모두 겨냥한 국민의힘 공세를 분산시켜 김 후보자를 내각에 입성시키려던 2차 개각 맞춤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해진 셈입니다.
실제 용 후보자의 입장 표명 없이 인사청문회 일정마저 확정되지 않으면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에 대한 집중 견제에 들어섰습니다.
국민의힘 견제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채택 과정에서 관찰됐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앞두고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의 명단을 민주당에 공유했습니다.
민주당이 전원 채택 불가 입장을 전해 오자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적 의혹을 규명해 주고 해소해 주는 것이 법사위 또는 인사청문회가 해야 할 책무"라며 "증인 하나 없이 맹탕 청문회를 운영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습니다. 이에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요청한 증인은) 특정 사건, 제넨셀 사건과 관련된 분이 대부분이었다"며 "그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때 있었던 일"이라고 맞받았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