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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엔저'의 종말?…엔 캐리 청산, 국내 증시도 '사정권'
달러·엔 환율 153엔대까지 하락…BOJ, 추가 금리 인상 유력
입력 : 2026-09-09 오후 3:48:0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엔화가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기자본이 엔화 회수에 나설 경우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 역시도 영향권 안에 들게 됩니다. 다만 지난 2024년과 같은 급격한 충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입니다. 
 
9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39% 내린 153.20엔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3거래일 연속 내림세인데요. 전날 장중 기록했던 7개월래 최저치 152.88엔에는 못 미쳤지만 전반적인 엔화 강세 기조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7월 말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화는 최근 급격한 하락세(엔화 가치 상승)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고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엔화 강세의 첫 번째 배경으로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꼽힙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BOJ가 오는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또 한 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정책금리를 0.75%에서 1%로 올리며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일본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4%로 상향 조정되고 7월 실질임금이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하는 등 추가 긴축을 뒷받침하는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등장한 탓입니다. 
 
미국 정부가 엔저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란 점도 엔화 가치 상승을 뒷받침합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초 G20 재무장관 회의를 비롯한 다수의 공식 석상에서 엔화 가치가 저평가 돼 있다며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했습니다. "엔화의 대규모 저평가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이 단호한 시장 및 금융정책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겁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연스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나옵니다.  
 
엔 캐리는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해외 채권과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것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일본 기준금리가 오르고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면 투자수익이 축소되기 때문에 해당 자산을 팔아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습니다. 
 
국내 자본시장의 경우 엔화가 저렴하던 시절 증가한 일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직전 엔캐리 청산이 나타났던 2024년 8월 이후 일본 투신을 통한 투자자금이 국내 주식과 채권에 급격히 유입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일본 투신권의 외화표지 자산이 36% 늘어나는 사이 한국 주식 자산은 198%, 채권 자산은 793% 증가했습니다. 2024년의 엔 캐리 청산 당시 코스피 지수는 8%가 넘는 일간 낙폭을 기록했는데, 이번에는 그 충격이 더 클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7월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2년 전과 같은 급격한 청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엔캐리 투자자금의 청산 유인이 확대되는 구간인 것은 맞지만 급격한 청산은 위험회피를 자극할 만한 리스크 이벤트가 동반돼야 한다는 이유에섭니다. 모건스탠리가 "최근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캐리 트레이드의 양호한 수익률과 견조한 글로벌 경제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청산 유도 가능성은 낮다"고 짚은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 등 엔캐리 투자 대상이 되는 자산 가격에 직접적 타격이 발생해 글로벌 투자자를 중심으로 연쇄 청산의 사이클이 형성돼야 한다"며 "연말까지 BOJ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주요 자산 가격 하락과 함께 엔캐리 청산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BOJ 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경우 엔화 강세 전환이 예상되나, 곧바로 일본 및 글로벌 금융시장 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변동성이 확대되려면 레버리지 축적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레버리지는 미미하다. 조정 폭은 2024년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일 외환시장 공조로 달러·엔 환율 급락, 미국 고용지표 부진, 인공지능(AI) 투자 논란 등 2년 전과 표면적으로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내용은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엔화 추가 강세 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발 주가 급락 등 자산시장 충격 재연 가능성은 낮다"면서 "현시점에서 걱정해야 할 리스크는 슈퍼 엔저 현상 복귀와 이로 인한 일본 국채금리발 충격 혹은 또 다른 의미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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