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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가려움에 온몸 긁다 피범벅, 치료 절실”
김혜원 교수 “어르신 환자 증가…가려움증, 정신건강 문제도 유발”
입력 : 2026-05-18 오후 3:05:06
현저히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지금껏 질환 중증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돼 오던 가려움증. 장기간 간지러움이 지속되는 난치성 만성 간지러움을 전문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시설이 최근 국내에 마련됐습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 지난달 29일 개소한 ‘난치성가려움증센터’ 얘기입니다. 
 
이유 없는 가려움증으로 고통받은 환자를 위한 전문 진료실이 마련됐다. 사진은 설명하는 김혜원 난치성가려움증센터장. (사진=김양균 기자)
 
18일 방문한 센터는 오전부터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붐볐습니다. 이곳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지난 환자들이 찾아옵니다. 30여년 동안 가려움증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했던 어르신부터, 아토피 피부염으로 밤잠을 설친 아이를 안고 방문한 젊은 부부까지 각양각색입니다. 김혜원 난치성가려움증센터장은 “국민 10% 이상이 가려움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초고령화로 인한 노인성 가려움증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김 센터장의 설명처럼, 가려움증이 무서운 이유는 피부질환뿐만 아니라 면역 및 신경계, 전신질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성 가려움증’은, 쉽게 말해 6주 이상 가려움증이 이어질 경우를 말합니다. 만성 가려움증은 피부 병변 동반 여부에 따라 피부 질환성 가려움증, 전신질환성 및 신경병증성 가려움증으로 나뉩니다. 또 반복적인 긁기로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결절이 형성된 경우는 이차 피부 병변성 가려움증으로 분류합니다. 환자들이 가려운 환부를 반복해 긁다 보면 피부 장벽이 손상돼 염증 반응이 증가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게 됩니다. 
 
설상가상 만성 가려움증은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긁다 보면 상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는 대인 관계를 위축시키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수면장애, 스트레스까지 가중시킵니다. 무엇보다 가려움의 원인조차 모른다면 스트레스 지수는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김 센터장은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 부족은 가려움 증상의 심화와 더불어 여러 정신건강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신과와의 협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정신건강 영역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질환 특성 탓에 김 센터장은 피부 진료뿐만 아닌 여러 진료과가 참여하는 다학제협진을 통한 맞춤형 치료가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센터 의료진은 △피부과 △내부 △신경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동진 한림대강남성심병원장은 “가려움증을 복합 질환 관점에서 접근코자 센터를 개소했다”고 부연했습니다. 

고령화·환경 변화에 따라 더 증가 ‘난치성 가려움’
 
가려움의 원인은 어느 하나로 특정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습니다. 화학 제품에의 빈번한 노출 등 가려움증의 원인을 찾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김혜연 센터장은 “환자의 상태를 매우 자세히 보는 것이야말로 치료의 시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피부 병변 여부나 문진 결과, 가려움증의 특성. 증상에 따라 치료 방향이 결정됩니다. 국내에서 여러 피부질환을 보는 피부과는 많지 않아 그동안 환자들은 내원해 본인의 증상을 제대로 알릴 생각도 못 한 채 항히스타민 약만 받아 오곤 하면서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센터가 문을 연후 환자들의 호응도 큽니다. 9세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 특히 고령화에 따른 만성 가려움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수록 피지 분비, 천연보습인자, 피부 장벽 기능 등이 떨어지게 돼 피부는 더욱 건조해집니다. 여기에 어르신들의 감각신경 변화, 면역 노화, 다약제 복용, 목밑샘 질환 등 만성질환도 영향을 미칩니다. 즉, 어르신들의 간지러움은 나이 듦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적극 치료 개입이 필요한 복합 질환인 겁니다. 
 
김 센터장은 '방치'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고령화에 따라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워 가려움증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나이가 드니 가렵다’고 여겨 방치돼 증상을 키우는 사례가 많아 우려가 된다”면서 “가려움증은 알레르기와 동일한 의미가 아니고 다른 질환이 있을 수 있다. 노인성 가려움증이나 아토피 피부염은 적정 보습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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