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AI 칩 시장 2위 업체인 AMD와 협력을 강화하며 ‘반도체 동맹’을 확장합니다. AMD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4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되는 한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업계 1위 엔비디아에 이어 AMD와도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핵심 공급망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8일 오후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왼쪽)과 리사 수 AMD CEO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8일 평택 사업장에서 AMD와 차세대 AI 메모리, 컴퓨팅 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MOU는 리사 수 AMD CEO의 방한을 계기로 성사됐습니다. 수 CEO는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축이 된 한국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2014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이번 MOU에 따라 삼성전자는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MI455X’에 탑재되는 HBM4의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AMD의 AI 가속기 ‘MI350’에 HBM3E 12단을 공급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온 바 있는데, 지난달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HBM4 공급으로까지 이어지며 ‘반도체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습니다. 삼성전자는 “AMD에 HBM4를 공급하며 HBM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AMD는 파운드리 협력도 계속해 논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솔루션의 장점을 활용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AMD는 AI 데이터센터 랙 단위 플랫폼 ‘헬리오스’와 6세대 에픽(EPYC) 서버 CPU(중앙처리장치)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성능 DDR5 메모리 솔루션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은 “삼성과 AMD는 AI 컴퓨팅 발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번 협약으로 양사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며 “업계를 선도하는 HBM4, 차세대 메모리 아키텍처, 최첨단 파운드리 패키징 기술까지 삼성은 AMD의 AI 로드맵을 지원할 수 있는 독보적인 턴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수 CEO는 “차세대 AI 인프라 구현을 위해서는 업계 전반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삼성의 첨단 메모리 기술 리더십과 AMD의 인스팅트(Instinct) GPU, 에픽 CPU, 랙 스케일 플랫폼을 결합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AMD 간 확장된 ‘반도체 동맹’은 양사 모두에게 시너지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경쟁사이자 1위 업체인 엔비디아를 추격하는 AMD는 최근 오픈AI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와 AI 칩 공급 계약을 맺고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데, AMD의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도 커지는 까닭입니다. 또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협력 논의를 통해 AMD를 고객사로 최종 확보할 경우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AMD 입장에서는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AI 칩을 개발하고 생산을 해야 하는데, 삼성이 파운드리 생산능력에 HBM 기술력까지 가지고 있어 최적의 파트너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삼성 역시 HBM4의 기술력을 AMD에게 다시 한번 인정 받은 것으로 다른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HBM4 추가 공급 기회가 올 가능성도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수 CEO는 MOU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승지원으로 이동해 이재용 회장이 주재하는 만찬 회동에 참석합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해 말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 회장이 수 CEO를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지 3개월 만입니다. 특히 이날 양사 간 반도체 협력 확대를 위한 MOU를 맺은 만큼 세부 방안이 논의될 지 주목됩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