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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핵' 삼성생명·화재 내부통제 눈 감은 삼성 준감위
입력 : 2026-03-16 오후 5:02:26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삼성그룹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정작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의 내부통제 논란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간판. (사진=각 사)
 
삼성 준감위는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보험·삼성화재해상보험 등 7개 관계사를 중심으로 삼성그룹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설립된 외부 독립기구로, 지난 2020년 1월30일 설립돼 당해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준감위는 관계사들의 준법 감시 및 통제 기능을 강화해 최고경영진(CEO)의 적법한 의사결정을 보장함으로써 삼성의 핵심 가치인 '정도 경영'을 실천하고 사회적 신뢰를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배구조 논란에도 준감위 6년간 침묵
 
16일 <뉴스토마토>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2020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난 6년간 공시된 활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관한 사안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간 민관을 막론하고 삼성생명·화재를 둘러싼 삼성 지배구조 및 부정회계 이슈가 여러 차례 불거졌었는데요. 준감위는 2020년 2월5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26번의 회의를 진행할 동안 한 번도 이러한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금융 계열사의 내부통제나 준법 감시에 대한 제언을 건너뛴 것은 물론 국회나 시장의 지적에도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달 기준 이재용 회장(총수)→삼성물산(19.76%)→삼성생명(19.34%)→삼성전자(7.48%)·삼성화재(14.46%)로 이어집니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격입니다.
 
특히 삼성생명은 이재용 회장이 따로 보유한 지분만 10.44%로 직접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삼성생명 배당금이 결국 오너 일가의 배당 및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되는 구조로 이어지기 때문에 삼성그룹 전체 지배구조 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로 꼽힙니다.
 
일탈회계·금융당국 제재에도 무관심 일관
 
삼성 준감위는 삼성생명의 유배당 보험 계약자 몫에 대한 일탈회계 논란에 침묵해 왔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일탈회계를 중단하고 유배당 계약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해당 몫을 전부 자기자본으로 편입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계약자지분조정' 표기를 허용했던 예외적 회계 처리를 더 이상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조정에 들어간 것입니다. 과거 1980~90년대 판매된 유배당 보험상품 가입자들이 납입한 보험료로 형성된 자산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별도 부채로 관리돼 왔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차익을 배당 재원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냈었기에, 이번 결산배당에서 유배당 계약자 몫이 배분될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컸었는데요. 삼성생명은 과거 입장을 뒤엎고, 이를 제외한 결산배당을 결정했습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익은 배당 재원에서 제외하면서도, 삼성생명의 일반 배당성향은 41.3%까지 끌어올린 행보를 두고 이중적 행태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지배구조 및 회계 이슈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준감위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기에 삼성 준감위는 계열사들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감시한다면서도 정작 삼성생명·화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나 제재를 받을 때까지 별다른 조치가 없었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생명은 기관경고(1회)와 기관주의(2회)를, 삼성화재는 기관주의(1회)를 조치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기 성과 이후 지지부진, 회계·재무 전문가 부재 한계
 
삼성 준감위 2기 체제부터 제 기능을 잃고 이재용 회장의 비호 기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은 1기 체제에서는 무노조 경영 폐기 및 4세 경영 승계 포기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2기부터는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자리를 물려받아 최근 4기까지 연임하고 있습니다. 4기 준감위는 올해 2월5일 활동을 시작해 현재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논의 등의 과제를 맞았습니다. 지난 2016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2019년부터 미등기임원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지배구조나 회계 문제를 짚어낼 재무·회계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을 가장 큰 한계로 지적합니다.
 
손혁 계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준법감시위원회에 회계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은 채 법조인 중심으로 구성되다 보니 전관예우식으로 앉혀 놓은 형식적 조직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최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문제나 일탈 회계 논란 등 핵심 계열사의 지배구조·회계 이슈에 대해 실질적인 의견을 내기보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역할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손 교수는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금융계열사들은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매각 이익을 배당하는 구조가 된다"며 "이처럼 지배구조와 맞물린 회계 문제에 대해 제대로 짚고 쓴소리를 할 전문가가 위원회 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초 4기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과정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손 교수는 "위원 일부가 교체됐지만 노동이나 행정·인사 분야에 강점을 가진 경제학자를 선임하는 것을 보고 여전히 형식적인 조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나 내부통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 관계자는 "내부거래나 제보 안건의 경우는 준감위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안건은 비공개 사안이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공식 자료로 공개되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관계사 이슈로 보고받고 관계사에 조언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필요한 일들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준감위가 주도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업무 범위 권한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전경. (사진=삼성그룹)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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