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윤금주 수습기자] 이재명정부가 노동시장 정상화 2막으로 임금체불 청산을 내걸었습니다. 노동시장 정상화 1막이 산업재해와의 전쟁이었다면, 2막은 임금체불 근절인 것입니다. 임금체불과의 전쟁을 위해 우선 통계부터 전면 손질합니다. 단순 '체불 총액 중심의 지표 발표에서 벗어나 임금체불률·체불노동자 만인율 등 상대 지표를 포함한 11개 지표를 공개하고 체불 원인 등도 세분화해 발표합니다. 더불어 숨은 체불까지 별도로 집계해 반기별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연평균 2조원 규모의 임금체불액을 임기 내 '연평균 1조원' 규모로 감축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노동시장 정상화 2막…체불 통계 더 자세히 공개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임금체불 통계부터 매월 '노동포털'에 상세 지표가 공개됩니다. 우선 체불 총액의 절댓값뿐만 아니라 상대적 지표를 신설해 지표의 다양성을 높였습니다. 특히 임금총액 대비 체불임금 비율인 '임금체불률'과 임금노동자 1만명당 체불 피해자 수인 '체불노동자 만인율' 등을 포함, 기존 공개된 지표 3종에서 11종으로 확대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체불 총액 △청산액 △체불 피해 노동자 수 3종과 함께 △임금체불률 △체불노동자 만인율 △체불 피해 해결액 △체불 사건 처리 결과 △체불 금품 △업종·규모·국적·지역별 체불 현황이 추가로 매달 조사·발표됩니다. 이를 통해 노동시장 규모 변화에 따른 체불 정도를 파악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간 '노동자 귀책', '경영 악화' 등 포괄적으로 집계돼 온 체불 발생 원인도 구체적으로 파악합니다. 통상 체불 원인으로는 '노사 간 입장 차이로 인한 갈등'이 대부분인데, 기존 6개 항목 기준으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토대로 체불 정보와 기업 소득 정보 등을 연계하고, 연구용역을 실시해 체불 원인을 심층 분석할 계획입니다. 분석 결과는 연 1회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 사업주 청산액뿐 아니라 국가 대지급금 등이 포함돼 있는 '청산액' 용어를 '체불 피해 해결액'으로 바꿔 개념을 명확히 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신고 사건 외 사업장 감독, 체불 피해 노동자 전수조사 등을 통해 확인한 '숨어 있는 체불'도 별도로 집계해 반기별로 공개합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체불 발생 원인부터 상세히 분석해 필요한 곳에 정확한 정책이 닿도록 하겠다"며 "전수조사 등을 통해 숨은 체불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임금 구분 지급제 도입과 체불 사업주 법정형 상향 등 제도 개선도 병행해 체불 근절과 노동자 보호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근로복지공단도 강력 대응…'형사처벌 미약' 지적
아울러 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도 임금체불 근절과 대지급금 회수 강화를 위해 '체불예방지원부'와 '고액채권 집중회수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근로기준법과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상습체불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 지원과 대지급금 변제금 미납 사업주 신용제재 업무를 전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정부가 이처럼 임금체불에 칼을 뽑아 든 것은 지난해 임금체불액이 2년 연속 2조원대를 넘어서는 등 정부 단속에도 체불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 단속에도 상습·악의적 체불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정부는 산재와의 전쟁에 이어 임금체불을 정조준하며 노동시장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앞서 이재명정부는 출범 직후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산재 발생률이 높은 건설사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7월 5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 면밀 조사했으며 같은 해 8월에는 불법 하도급에 주목했습니다. 이후 중대재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정책' 등을 발표하며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부에서 통계를 새롭게 파악하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임금체불 관행 근절에 단서를 붙이는 행위라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체불에 대한 형사처벌이 낮은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임금은 생존 근거인데, 체불하는 것에 대한 형사처벌이 너무 낮고 이런 조치가 실제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형사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임금체불 등 현안을 점검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