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국회 승인 전 무역합의 없다"…대미투자법 '노골적 압박'
미, 본회의 통과 '필수' 조건 제시…정부, 김정관·여한구 급파
입력 : 2026-01-29 오후 5:40:28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한국 국회의 무역 합의 승인 전까지는 합의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의 관련 법 승인을 무역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한·미 전략적 투자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를 직접 겨냥한 노골적인 압박으로 해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2025년 12월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현관(South Portico)을 나서 남쪽 잔디밭에서 마린원(Marine One)에 탑승하기에 앞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관세 인상 관보 등은 미게재…카운터파트와 곧 '대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무역 합의를 승인하지 않아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인상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무역 합의에 서명하라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국회의 승인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27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원인이 한국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관련 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디지털 서비스에 관한 새 법안만 도입했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 간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나는 한국에 대해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협상 모드'로 전환, 하루 만에 발언을 뒤집으며 "한국과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 정부는 해당 관세의 관보 게재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관세 인상을 공식화하는 관보 게재 등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는데요. 캐나다에 체류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9일(한국시간 30일) 미국으로 급파됐습니다. 김 장관은 카운터파트(맞상대하는 사람이나 조직)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을 만나 미국 측과 통상 현안 개선 방안을 협의할 계획입니다. 그는 미 워싱턴 D.C. 인근의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미투자특별법 관련) 우리 국내 입법 진행 상황에 대해 오해가 없도록 잘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 "법 통과" 야 "비준"…이 대통령, 협력 당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미국 방문길에 오릅니다. 카운터파트인 그리어 대표를 만나 한·미 협의를 진행하기 위함입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미 정부 주요 인사를 만나 대미 투자 이행 상황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시사가 한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와 쿠팡 사태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는데요. 미 행정부 주요 인물이 대미투자특별법을 콕 집어 언급한 만큼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 모습입니다. 
 
현재 미국 측은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국회에는 총 5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민주당은 관련 법 통과를 2월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 관련 법 처리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선진국은 외교와 안보를 정쟁이나 정략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며 "우주인이 쳐들어오면 우리 모두 함께 싸워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습니다. 이어 "힘든 국제 사회의 파고를 힘을 합쳐 넘어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관세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이는데요. 국민의힘이 정부와 국회의 책임론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야당에 관련 법 통과를 위한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차철우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