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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지으면 탄소 절반 준다"…인천시의회, '목조건축' 해법 찾기
건설교통위원회, '유럽·일본 전문가' 초청 정책토론회 개최
입력 : 2026-01-28 오후 4:37:30
[인천=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인천시의회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목조건축 활성화 방안을 찾고 나섰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건물을 지을 때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콘크리트 대신 목재 사용을 늘리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28일 오후 시의회 별관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목조건축 활성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김대중 건설교통위원장이 주재한 이번 토론회는 건설교통위원회와 ㈜디피인터내셔널이 공동 주관했으며, 오스트리아와 일본 등 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자국의 선진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28일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목조건축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인천시의회)
 
"신축건물 탄소배출 절반이 자재에서 발생“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윤용상 한국에너지전산연구소 대표는 '내재탄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운영탄소는 건물 사용 중 냉난방·조명·환기 등에 쓰이는 에너지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내재탄소는 건축 자재의 생산·운송·시공·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뜻합니다.
 
윤 대표는 구조재가 내재탄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기존 건물의 경우 운영탄소가 75%, 내재탄소가 25% 수준이었지만 건물 에너지 성능이 향상되면서 신축 건물은 운영탄소와 내재탄소가 각각 50%씩 차지하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콘크리트와 철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합산하면 전 세계 배출량의 14~16%에 달한다"며 "이를 국가별 배출로 환산하면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 순위"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윤 대표에 따르면, 목재는 탄소를 흡수·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는 "목재는 생산 과정에서 철강 대비 5분의1, 콘크리트 대비 3분의1수준의 탄소만 배출한다"며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되므로 공사 기간도 철근콘크리트 대비 50%까지 단축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은 이미 내재탄소 규제 시행 중
 
토론에 참여한 마르쿠스 아이젠만(Markus Eisenmann) 비하그(WIEHAG) 매니저는 유럽의 내재탄소 규제 현황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유럽에서는 내재탄소의 경우 평방미터당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할 수 있는지 상·하한선이 이미 정해져 있다"며 "건물 생애주기 동안 탄소 중립을 유지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시스템이 시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비하그가 참여한 호주 시드니 아틀라시안 타워를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182m 높이에 40층 규모인 이 건물은 집성목(GLT) 3800㎥와 직교집성판(CLT) 7500㎥를 사용해 일반 건축 대비 약 6417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했습니다.
 
마르쿠스 아이젠만 매니저는 "인천시가 추구하는 건축 정책에 맞춰 비하그도 한국 목조건축 시장의 장기적인 동반자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CLT, 콘크리트보다 5배 가볍다"
 
일본 메이켄(MEIKEN)의 미시마 코조씨는 CLT의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CLT는 목재 판을 직교 방향으로 적층·접착한 구조재로, 대형 건축물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는 "CLT는 콘크리트 대비 무게가 5분의 1수준이어서 기초 공사 비용이 절감되고 내진 성능도 향상된다"라면서 "목재는 불이 붙더라도 1분에 약 1㎜씩 타들어가기 때문에 피난과 소방 대응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메이켄은 2025년 오사카 엑스포 대지붕(전체 길이 2㎞)의 3분의 2를 수주한 바 있으며, 해체 후 목재 재활용처도 이미 전량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시마 코조씨는 "일본도 CLT 역사가 그렇게 깊지 않다"며 "한국과 협력해서 한국에서 많이 사용된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공공건물 목재 의무화부터 시작해야"
 
윤용상 대표는 국내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단계별 정책 로드맵을 제안하며 "국내 온실가스 배출 관련 제도는 운영탄소에 집중돼 있고, 내재탄소에 대한 규제 마련은 지연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신축 건물의 내재탄소 배출량을 규제하고 있다. 우리도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표는 도입기에는 공공건축물의 목재 사용 의무화와 내재탄소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성장기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와 연계한 인센티브 도입, 성숙기에는 하이브리드 구조의 대규모 상업건축 표준화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규제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목재 공급망 안정화와 환경성적표지(EPD) 기반의 전생애주기평가(LCA)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윤승만 ㈜디피인터내셔널 회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주제발표 이후 종합토론에는 최현중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교수, 박문재 국립산림과학원 교수, 다마오카 도미히코 일본 CLT협회 전문위원, 장진희 저탄소목조건축협회 이사, 에드워드 양 인천시 주거정비과 미래도시 총괄계획가 등이 참가했습니다. 
 
인천=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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