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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프라임] 이혜훈 카드는 '꽃놀이패'
[최신형의 정치인사이드] 이혜훈 이탈, 보수 '이중 사망선고'…영남 자민련 본질은 '절망'
입력 : 2026-01-02 오전 6:00:00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단 하나의 결론. 청와대발 '이혜훈' 깜짝 카드는 꽃놀이패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든, 갑질 의혹으로 중도 낙마하든. 그가 예수를 판 현대판 가룟 유다든, 아니든 상관없다. 한때 '윤석열 어게인'을 외친 이 후보자의 이탈이 가리키는 한 방향. 국민의힘 고립.
 
이 후보자의 이탈은 보수 위기다. 국민의힘에 대한 '이중 사망선고'다. 한동훈(국민의힘 전 대표)부터 나경원(국민의힘 의원)까지, 더는 희망이 없다는 '몰락의 신호탄'이다. 혹자는 이 후보자에 대한 파격 발탁을 놓고 이재명정부의 지방선거용 확장 전략이란다. 단견이다. 영남 자민련(자유민주연합) 프레임에 국민의힘을 가두고 '정치의 새판 짜기'를 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다.

기재부 군기반장 발탁, 왜?
 
'이혜훈 파격' 발탁에 담긴 함의. 보수 진영 내 우군 확보를 통한 균열. 절반은 성공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이 후보자는 보수 정치의 본류는 아니었다. 한때 친박(친박근혜)의 핵심이던 그는 2012년 총선 과정에서 낙천한 뒤 줄곧 주류에 속하지 못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지명된 김성식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보수의 소장파였다. 이 후보자나 김 부의장 모두 2020년 총선을 끝으로 보수 주류에서 이탈했다. 
 
그 사이를 이 대통령이 치고 들어갔다. 손을 내밀자 덥석 잡았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넘은 대어 획득. 특히 신설되는 재정경제부와 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기획예산처에 '보수 경제통' 인사 내리꽂기. 이 후보자는 과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시절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렸다. 기재부를 잡는 군기반장. 그만큼 그립감 하나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혹자는 이 대통령과 이 후보자의 충돌을 우려하지만 반대로 이 후보자가 이재명정부 예산안에 어깃장을 놓는 친정을 비판하는 순간, 국민의힘 타격은 상상 그 이상. 제1야당을 탈당한 김상욱 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비판이 친명(친이재명)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가 되는 것도 같은 이치. 여당으로선 '일타쌍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의 '직접 소명' 오더 이후 이 후보자가 내란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았나. 
 
또 다른 함의는 활용도. 경제학 박사인 이 후보자나 정책통인 김 부의장 모두 활용 가치가 높다. 임기 중반 이후 위기 때마다 다른 내각에 꽂든 청와대 참모든 '비밀병기'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도 주목할 대목. 서울에서 3선과 재선을 각각 한 이 후보자(서초갑)와 김 부의장(관악갑)의 출생지는 부산이다. 부산·울산·경남(PK) 꽂힌 이 대통령에게 꼭 들어맞는 인사인 셈이다. 같은 날(지난달 28일) 지명된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대구, 김종구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경북(경주) 출신이다. 여의도 안팎에서 "여권 약세 지역 인사들을 발탁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이혜훈·김성식이 끝 아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석을 깐 청와대로선 남는 장사다. 향후 여야 관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 형식적으로나마 통합 행보에 적극 나서면서 연초 필연적으로 발생할 대치 정국에서 '양동 연합' 작전도 가능. 통일교 특검(특별검사)을 고리로 국민의힘과 연대하던 개혁신당은 "배신자 낙인은 무의미하다"며 "왜 떠났는지 살펴야 한다(이준석 대표)"고 제1야당을 비판했다. 범보수 갈라치기는 저절로 따라오는 옵션. 
 
허를 찔린 국민의힘 내부는 발칵 뒤집혔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치료는 언감생심. 이혜훈 제명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시간. 이 후보자의 수락을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동지를 버린 배신"이라고 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렇게도 탐나더냐'"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도 "자기 출세를 위해 양심과 영혼을 팔았던 일제 부역 행위와 다름없다"고 했다. 
 
악순환이다. 보수 정치에 대한 실망이 진영 이탈을 불렀다면, 한때 국민의힘 인사였던 이들의 이재명정부 합류는 또다시 보수 정치의 불신만 키운다. '윤석열 어게인'을 앞세운 장동혁호의 패착이 그대로 노출됐다. 외곽에서 이 대통령만 때리는 한동훈 전략의 한계도 드러났다. 국민의힘으로선 전략적 연대 세력만 잃은 셈. 
 
이 대통령으로선 잃은 게 적다. 밑자락은 이미 깔았다. '입증책임 몫' 돌리기.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참모진으로부터 이 후보자 논란을 보고받은 뒤 "용납할 수 없던 내란 등에 대한 발언에는 본인이 직접 좀 더 충분히 소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루 뒤 이 후보자는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내란 옹호는 명백한 오판"이라고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직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56회 국무회의에서 "잡탕이 아니라 파란색 중심의 무지개 만들자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강온양면 전략을 앞세워 보수를 파고든 사이, 장동혁호가 취한 스탠스는 한동훈 내치기. 국민의힘 당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한동훈 가족 명의와 동일하다"며 조사 결과를 중앙윤리위원회에 송부하기로 했다. 뼛속까지 '윤석열 어게인'인 장동혁호를 어찌할꼬. 이중 사망선고를 감행한 장동혁호의 종착지는 쪽박이다. 무슨 변화를 꾀해도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수준. 깨진 쪽박으로 물푸기의 도돌이표.
 
최신형 정치부장 
최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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