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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력 공개했더니…네이버 댓글 수 41%↓·댓글 글자 수↑
네이버 댓글 정책 개편 전후 일주일간 비교
정치 분야 댓글 수 감소 56.7%, 가장 영향 커
전반적인 댓글 글자 수는 상승…"댓글 공간 개선 신호로 해석 가능"
2020-05-28 17:37:35 2020-05-28 17:37:35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네이버가 지난 3월 댓글 정책을 개편한 결과, 댓글 수와 댓글 작성자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댓글 작성자의 댓글 이력을 공개하면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성향 노출을 꺼리는 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반면 댓글의 글자 수는 늘었다. 이는 댓글 공간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8일 '미디어 정책 리포트 : 네이버 댓글 개편 이후 이용 변화와 향후 댓글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리포트는 지난 3월 19일 네이버가 뉴스 댓글 작성자가 그동안 남긴 모든 댓글 활동 이력과 닉네임, 프로필 사진을 공개한 결과를 연구한 것이다. 네이버는 댓글 정책 개편 전까지 뉴스 댓글 작성자 정보를 아이디 앞 4자리만 공개했는데, 개편 후 댓글을 처음 작성한 날짜·댓글 작성 수·공감 수·공감 비율·삭제 댓글 비율 등도 함께 공개했다. 
 
네이버 댓글 개편 전후 요일별 전체 뉴스 댓글의 수 변화.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리포트에 따르면 댓글 개편 후 일주일간 네이버 뉴스 기사에 작성된 전체 댓글 수는 347만2824개로 개편 전 일주일의 590만4064개보다 41.2% 줄었다. 특히 일요일에 댓글 수 감소 폭이 50.7%로 가장 컸으며, 토요일이 26.4%로 가장 작았다. 
 
네이버 댓글 개편 전후 요일 및 섹션별 뉴스 댓글 수의 변화.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네이버 뉴스 댓글 감소는 정치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정치 분야의 일평균 댓글 수도 개편 전 34만6726개였으나, 개편 후 15만58개로 절반이 넘게 떨어졌다. 정치 분야 댓글 감소는 비율은 56.7%로 경제 분야(27.9%), 사회 분야(30.8%)의 약 두 배였다. 전체 댓글에서 정치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41.1%에서 30.2%로 10%p(포인트) 넘게 감소했다.
 
댓글 작성자 수도 동반 하락했다. 댓글 개편 전 일주일간 댓글 작성자는 188만6720명, 1인당 평균 댓글 수는 3.13개였으나, 댓글 개편 후 136만1950명, 1인당 일평균 댓글 수는 2.55개로 떨어졌다. 
 
네이버 댓글 개편 전후 댓글의 글자 수 변화. 자료/언론진흥재단
 
반면 댓글 글자 수는 증가했다. 댓글 수, 댓글 작성자 등 관련 수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댓글 길이만 유일하게 늘어난 것이다. 수집한 댓글의 글자 수를 원고지 글자 수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개편 이전 평균 50.7자이던 댓글의 글자 수가 개편 이후 58.7자로 10% 이상 늘었다. 특히 사회 분야의 경우 52.9자에서 65.5자로 늘었다. 다른 모든 수치가 크게 하락한 정치 분야에서도 43.9자에서 52자로 댓글 길이가 늘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는 댓글 이력제, 작성자 닉네임 공개 등으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나 관점 등이 댓글을 통해 공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게 된 결과"라며 "수치만으로는 네이버 댓글 공간이 위축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댓글 평균 글자 수가 늘어난 점은 댓글 공간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향후 보다 건전한 댓글 공간 운영을 위해 댓글 작성자의 최근 댓글 작성 순위 공개, 최상위 댓글 노출 방식 변동형 적용, 좀 더 세밀한 데이터 공개 등 방안을 제시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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