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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에 공시지가까지 상승…상가 매물 쏟아지나?
수익성 하락에 세금부담 늘어…"상가 이탈 현상 심화될 듯"
2020-02-18 10:25:33 2020-02-18 15:32:18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주택시장 규제로 수익형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상권 불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료 하락과 공실률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수익성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 최근 공시지가 상승으로 세금 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가 매매 등 탈출구를 모색하는 상가 주인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가 매매가 아파트처럼 쉽지는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 상가 주인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의 임대가격지수는 99.53%와 99.27%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7% 포인트, 0.73%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여기에 전국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지난해 4분기 각각 11.7%와 6.2%를 기록했다. 특히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3분기(11.5%)와 비교해도 0.2%포인트 올랐다. 서울 중대형상가 또한 8%의 공실률로 2006년 하반기(8.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공시지가 상승으로 세금 부담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전국 땅값은 평균 6.33% 상승했다. 지난해 상승률인 9.42%보다 3.09% 포인트 하락했지만, 최근 10년 평균 상승률인 4.68%보다 높은 수준이다. 공시지가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의 부과 기준이 된다. 이로 인해 집주인이나 건물주의 세금 부담이 커지고 세입자에 대한 임대료 증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상가는 공실률 증가 우려가 높아 세입자에 대한 세금 부담 전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향후 탈출구를 모색하는 상가 주인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하락에 세금 부담까지 이어지고 있고, 공실률 하락에 임대료를 올려받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도심권 상가 공실률이 높은데 향후 아파트 공급이 많아지면 단지 내 상가 공급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라며 “상권 이탈 현상 등 매물을 내놓는 상가 주인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인기 상권이 아니라면 매물량이나 경매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상권 전체가 망가질 수 있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세금 부담을 무조건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아파트처럼 상가 매매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기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상가는 아파트처럼 웬만해서는 팔리지 않고, 지금 살 사람도 파는 사람이랑 똑같은 환경이라 급매로 싸게 내놓지 않는 이상 매수세가 붙기는 힘들다”라며 “임대료를 최대한 낮춰 임차인을 구하는 방법으로 보유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특히 공실 상태로 상가를 처분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임대료를 낮춰 임차인을 들인 후 상가 매매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종로구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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