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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형 아파트 분양가 역전현상
66㎡ 이하 평당 분양가, 대형 평수 상회…"수요 몰린 탓"
2020-02-11 14:03:28 2020-02-11 14:03:28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 서울지역 소형 평수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다른 평수 아파트에 비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전체 분양가가 높은 대형 평수 아파트에 고급 자재를 더 많이 사용하면서 평당 분양가도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서울지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적은 소형 평수에 수요가 몰렸고, 이로 인해 소형 평수의 평당 분양가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1일 직방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공급면적 기준 66㎡이하 소형 아파트의 평당(3.3㎡당) 분양가는 3102만원으로 비교 면적 중 가장 높았다. 이어 99㎡초과~132㎡(2847만원), 165㎡초과(2666만원), 132㎡초과~165㎡이하(2465만원), 66㎡초과~99㎡이하(2452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소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직방이 자료를 조사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65㎡초과 대형 평수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가장 높았다.
 
이는 일반적인 분양가 추이와 다른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평수 아파트의 경우 수요층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단지 내에서도 고급 자재를 사용해 평당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다. 반대로 소형 평수의 경우 국민 주택으로 분류되면서 일반 자재 등을 사용해 분양가를 낮게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방 자료에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65㎡초과 대형 평수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이유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형 평수에 들어가지 못하는 자재 등이 넓은 평수에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분양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소형 평수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층이 많고, 대형 평수는 전체 분양가도 높아 자금 여력이 높은 수요층이 몰리기 때문에 평당 분양가도 높게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소형 평수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다른 평수 아파트에 비해 높게 집계돼 일반적인 추이를 벗어났다. 업계에서는 수요가 몰리면서 평당 분양가도 함께 상승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난해 수익형부동산 운용과 신혼부부들이 좋아하는 소형 평수의 평당 분양가격이 높게 나타났다”라며 “지난해 서울지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높아져 소형 평수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수요에 맞게 평당 분양가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수요가 높다고 평당 분양가를 높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민간 아파트 사업 주체들이 시중에 팔릴만한 가격을 분양가로 책정한 다음 역으로 건축비 등을 배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고급 자재를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수요가 많다고 평당 분양가를 높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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