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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화기애애한 '관저 만찬'…여야 협치에 공감대
황교안-손학규, 선거제 두고 고성…문 대통령 "국회가 협의처리했으면"
2019-11-10 22:48:17 2019-11-10 22:48:17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를 시작한 10일 여야 5당 대표들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 복원 등 다양한 현안에서 야당의 협조를 주문했고,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하며 여야 협치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심상정·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약 2시40분 동안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사적 공간인 관저에서 여야 대표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찬은 여야 대표들이 지난달 말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조문한 것의 답례 차원에서 준비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참석자와 여야 대변인들에 따르면 만찬에는 약주와 함께 손학규 대표가 추천한 막걸리 등 두 종류의 술이 준비됐다. 만찬 메뉴로는 돼지갈비 구이 등이 올랐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위축된 돼지고기 소비를 장려하는 뜻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막걸리를 함께하며 정치, 경제, 노동, 외교, 통일 분야 등 다양한 분야를 논의하고,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황교안 대표 등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초당적 목소리를 내면 도움이 되지 않겠냐"며 여야의 협조를 당부했다. 심상정 대표가 '북미 비핵화 협상 실패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북미 대화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 적극 공감을 표시했다.
 
황 대표는 청와대 인적쇄신과 국정기조 전환 등을 요구했고, 문 대통령은 신중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 대표가 한국당의 민부론과 민평론을 잘 검토해 국정에 반영해 달라고 부탁하자, 문 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두 책을 보내달라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여야 대표들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있는 선거제 개혁안을 두고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정부여당이 한국당과 협의 없이 선거제 개혁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들은 "한국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나 황 대표는 재차 강하게 유감을 나타냈고, 이에 손학규 대표는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가 "그렇게라니요"라고 맞받아치면서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문 대통령은 양손을 들어 분위기를 진정시키면서 "여아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여야가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며 "국회가 이 문제를 협의해 처리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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