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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기술인력=신사업 경쟁력'…삼성·LG, 위기 속 인재 영입 '박차'
AI·전장·5G 등 인력 확보…전문가 풀 적어 구인난 심각
경영난 불구 적극적 인재 영입으로 미래 준비 위한 행보
2019-07-22 16:00:06 2019-07-22 16:00:06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국내 산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삼성,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미래 사업 관련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입 분야는 주로 인공지능(AI), 전자장비 등이다. 이는 총수들이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 전담조직을 갖추고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분야여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7개사에서 경력직원을 채용 중이다. 삼성전자는 핵심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 사업부의 하드웨어 디자인, 디바이스 프로세스, 제조기술 등의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디자인경영센터와 무선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에서도 전자기기에서 나타나는 문구를 사용자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UX 디자이너를 충원하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하락하고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미래 투자를 지속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방침에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AI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몬트리올 AI랩. 사진/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에서는 전장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영업, 전장 카메라 모듈 소프트웨어 설계, 차량용 전자제어장치(ECU) 개발 등에서 경력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인 만큼 차량용 전장부품 관련 인재를 집중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권인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재료 소자 공정, 모듈기술, 구동, AI부문에서 채용 공고를 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소자 기술, 터치 센서, 이미지 검사 알고리즘 개발에 특화된 인재를 찾는 중이다. 보안업체 에스원도 얼굴인식과 딥러닝 인재를, 에너지 솔루션을 맡는 삼성SDI도 자동차 배터리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LG는 구광모 회장이 AI와 전장, 5G 등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은 가운데 조직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로보틱스 전문가부터 5G 설계자, 의료용 모니터 품질관리자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회로와 디바이스 시뮬레이션 등에서 인력을 충원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LG화학과 실리콘웍스도 특허와 환경 등 전 분야에서 채용 기회를 열어놓은 상태다.
 
그룹들이 위기 속에서도 신사업 인재 확보에 힘쓰고 있는 것은 '고급 기술 인력이 바로 신사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사실상 범국가 차원의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신사업 관련 분야의 전문가 풀이 적어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동종업계끼리 연구 인력을 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의 경우 현장에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아 경영악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야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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