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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강창율 셀리드 대표 "세계최초 B세포 활용한 개인맞춤형 세포치료제 개발"
서울대 바이오벤처로 출발해 지난 2월 코스닥 상장
셀리벡스, 인체 내 모든 면역반응 유도해 암세포 제거
2019-06-14 06:00:00 2019-06-14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출발한 셀리드(299660)(CELLID)가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최근 바이오벤처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지만 셀리드는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이자 국내 면역학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강창율 대표가 창업한 회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셀리드는 강 대표가 2006년 설립한 항암면역치료백신 개발 전문기업이다. 사명에는 '세포'를 의미하는 'CELL'과 개인맞춤형을 지칭하는 'ID'를 합쳐 '개인맞춤형 세포치료제 회사'라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B세포와 단구 세포를 기반으로 한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어 경쟁력을 확보했다. 면역학 분야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해 셀리드를 창업, 임상시험 진행과 함께 상업화 단계를 눈앞에 둔 강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 사진/셀리드
서울대 약대 교수인 동시에 바이오벤처 셀리드의 설립자다. 회사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면역치료에 대한 연구를 오랜 기간 해 오면서 셀리백스(CELIVAX·셀리드의 항암면역치료백신 플랫폼 기술의 브랜드명) 기술의 탁월한 유효성과 제조의 신속성, 경제성, 제품개발의 확장성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를 상업화하기 위한 첫 단계이자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 등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 조직으로서 셀리드를 설립하게 됐다.
 
셀리드의 원천기술은 무엇인가.
 
원천기술은 항암면역치료백신 플랫폼인 '셀리백스'. 앞서 면역항암제에 사용되지 않았던 B세포와 단구 세포를 항원제시세포(T세포를 자극하는 세포)로 활용한 세포 기반의 치료백신이다. B세포와 단구에 암항원을 유전자 형태로 넣고, 면역반응을 강하게 유도하기 위해 면역증강물질을 결합시킨다.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용해서 만드는 개인 맞춤형 면역치료백신으로, 인체 내 모든 항암면역반응을 유도해 활성화시켜서 치료를 하는 의약품이다. 암 치료 효과가 뛰어난 것은 물론 백신 생산에서도 매우 신속하고 경제성이 높다. 또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파이프라인 확장이 용이하다.
 
B세포나 단구세포를 사용한 이유가 있나. 셀리백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기존 출시된 면역항암제는 수지상세포를 기반으로 하는데, 수지상세포는 혈액 내 백혈구의 0.4% 수준으로 그 수가 적다. 반면 단구는 7%, B세포는 4% 수준이다. 원하는 만큼 빠르게 얻을 수 있고, 여기에 면역증강제를 사용하면 단구나 B세포가 수지상세포와 동등한 효율로 T세포를 자극한다. 백신을 만들 때에는 세포를 채취해서 이를 배양시키는데, B세포와 단구는 혈중에 충분한 양이 존재하기 때문에 채취가 쉽고 백신 제작 원료로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셀리드가 세계 최초로 B세포와 단구를 항원제시세포로 활용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섰고, 특허도 등록했다.
 
암 치료의 목표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극복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해서 제거하는 것이다. 다만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극복하는 것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암 치료에는 여러 치료제의 병용 요법이 많이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조금 더 완치에 가깝게 치료를 하는 것이다.
 
보통 환자에게 혈관주사로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면 자연살해(NK)세포나 T세포 항체 등 인체에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면역반응 중 일부만 사용한다. 반면 셀리백스는 자연살해세포와 자연살해T세포, T세포, 항체 등 인체 내의 모든 면역반응을 한꺼번에 유도하기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작용 범위가 넓다. 투여 후 초반에는 자연살해세포, 자연살해T세포가 활성화 돼 T세포가 공격하지 못하는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T세포를 활성화시켜 다른 암세포를 공격하는 작용기전이다.
 
또한 환자로부터 혈액을 채취해 상품화하는 제조공정이 1일로(검증시간 제외) 다른 세포치료제나 백신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 이는 적시에 효율적인 비용의 면역치료를 원하는 의료진과 환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세계 최초 B세포 기반의 면역항암제인 만큼 초기에는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
 
설립 초기에는 투자를 받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다. 요즘은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기술이 더 인정을 받고 있지만, 셀리드 창립 당시에만 해도 혁신적인 것의 장점보다는 성공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 신규 투자에 대해 보수적이었다. 셀리드 설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있었다. 이 시기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저조했고, 국내 바이오 기업의 신규 상장도 많지 않아 투자 유치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정부자금을 많이 확보해 꾸준히 기술을 개발하면서 2014년에 녹십자셀로부터 엔젤투자를 받았고, 뒤이어 현재 2대주주인 아미코젠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파이프라인과 임상 현황은 어떻게 되나. 
 
가장 빠른 단계의 파이프라인은 자궁경부암 치료제인 'BVAC-C', 현재 임상 2a상 중이다. BVAC-C는 자궁경부암 환자 대상의 임상 1상에서 의약품으로서의 안전성을 확보했고 유럽종양학회(ESMO2018)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추진중인 임상 2a상이 완료되면 허가를 위한 임상2b상에 들어갈 예정이고, 2021년에 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또한 지난 2014년 비임상 개발 단계에서 미국의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회사 네오이뮨텍에 기술이전해 조만간 미국에서 임상개발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위암과 유방암 치료백신인 'BVAC-B'는 위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현재 환자등록 중이다. 전립선암과 뇌종양 백신인 BVAC-P는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 시험계획서를 신청한 상태다.
 
개인에 특화된 '개인맞춤형 항암치료제' BVAC-Neo를 개발했다.
 
BVAC-Neo는 완전 개인맞춤형 치료백신으로, 암환자 개인에게만 존재하는 암항원을 사용하는 개별 백신이다. BVAC-B BVAC-C가 기성복이라면 BVAC-Neo는 맞춤옷에 해당한다. 병의 초기, 중기 단계와 상관없이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암치료 영역에서는 가장 기대가 크고 최첨단 연구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동물모델을 통해 효과를 증명했으며 비임상 개발이 완료되면 우선적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통해 임상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비슷한 분야이지만 교수와 CEO로서의 책임과 역할은 다를 것 같다.
 
대학 교수로서의 주요 활동은 교육과 연구다.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대학원생과 함께 의미있는 연구를 해서 우수한 논문을 내는 것에 집중한다. 기업 대표로서의 역할은 더 다양하다. 현재 셀리드 대표로서 우수한 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은 물론, 제품이 임상단계에 진입하면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이 원만히 수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해외 기업들과의 협력, 기술이전(LO) 등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고, 지난 2월 코스닥 상장 이후엔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대표로서의 역할이 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존 교수 활동에 비해 새로운 활동과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롭게 도전하는 상황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인재계발과 육성에 집중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다.
 
셀리드의 대표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상시험을 계획대로 추진해서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고,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가적인 기술이전도 노력할 부분이다. 장기적인 목표는 항암면역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연구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해외기업들과 공동임상연구 등 글로벌 협력을 통해 셀리백스 기술을 다양한 암치료의 표준치료방법으로 만드는 것이다.
 
지난 2월 셀리드의 코스닥 상장 당시 강창율 셀리드 대표(가운데)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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