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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대우조선 2차 실사도 무산
노조와의 면담 위한 간담회 불발…"산은과 협의시 실사기한 연장 가능"
2019-06-13 06:00:00 2019-06-13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 현장실사가 노조 반대로 또 다시 가로막혔다. 현장실사 시도가 두 차례 모두 무산됐으나 현대중공업은 현장실사를 계속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실사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 10여명은 12일 오전 11시께 옥포조선소 근처 애드미럴 호텔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현장실사를 위한 노조와의 면담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간담회를 통해 노조가 우려하는 것이 있다면 그 부분을 제외하고 현장실사할 수 있도록 협의하려고 했으나 노조측에서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장실사단은 지난 3일 처음으로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임직원으로 구성된 실사단은 이날 오전 9시께 조선소 정문에 도착해 진입을 시도했다. 실사단은 조선·해양·특수선 현장을 점거하고 유형자산 등을 파악할 예정이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 현장실사가 노조 반대로 또 다시 가로막혔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그러나 노조는 조선소로 통하는 출입구 6곳에 현장실사 저지단을 배치했다. 특히 노조원들의 몸을 쇠사슬로 연결하며 실사단의 진입을 막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실사단은 이날 오후에 재차 조선소를 방문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또 다시 노조에게 가로막혀 실패했다. 결국 실사단은 발길을 돌렸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실사 저지 투쟁은 매각 저지 투쟁 승리의 전환점"이라면서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법인분할)을 의결하고 본격적으로 인수에 속도를 내기 위해 현장실사를 강행하려고 한다. 단결과 투쟁으로 현장을 사수해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장실사를 건너뛰고 실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업의 인수합병 절차에서 현장실사는 필수 조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장실사를 재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실사단은 이달 6일부터 14일까지 2주 가량을 현장실사 기한으로 잡았다. 그러나 노조 반발로 두차례 현장실사가 무산되면서 기한 연장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새집을 산다고 하더라도 말만 듣고 매입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산업은행과 상호 협의가 되면 현장실사 기한 연장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현장실사 기한 연장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지난달 말 개최한 임시주주총회가 무효라며 10일부터 14일까지 4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소송인단을 꾸려 주총 무효 소송에 착수키로 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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