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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타운의 샛별)①류승호 페이워크 대표 “열악한 프리랜서 문화 바꾸고파”
진로 해결 고민하다 특허·창업까지…처음으로 돌아가 프리랜서 플랫폼에 집중
2019-05-27 06:00:00 2019-05-28 08:41:2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역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나 활력이 예전같지 않고, 대학은 좋은 교육 인프라를 갖고 있지만 학교 담장 밖을 넘기 힘들다. 그 사이에 낀 청년들은 열정을 가져 창업을 하고자 해도 어떻게 하는지도, 도움을 줄 곳도 마땅치 않다. 서울시 캠퍼스타운은 여기서 출발한다. 대학과 지역이 융합해 청년들을 키우고 나아가 청년들의 힘과 문화로 지역과 대학을 키우는 선순환구조를 만든다. 캠퍼스타운은 혁신창업 전진기지로 여기서 성장한 창업팀은 IPO(기업공개) 나아가 유니콘을 꿈꾼다. 캠퍼스타운에서 활동 중인 샛별들,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편집자주)
 
“대학에 와보니 주위 친구들이 대부분 자기 진로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며 어려움을 겪더라고요.”
 
서울 노원구 광운대학교 뒷편에 위치한 SNK-비타민센터의 사무실에서 만난 류승호(29) 페이워크 공동대표도 2010년 광운대에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막연하게 진로에 대한 걱정하는 여느 대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류 대표는 그저 코이카 국제협력단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2학년 때 복수전공으로 국문학과 컴퓨터공학을 선택했고 여기서 두 학문의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고민에 빠진 학생들을 만났다.
 
“컴공은 삼성 같은 대기업 취업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러기 위해선 과제 양도 정말 많고 과제에 쫓기다보면 밤샘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해야 해요. 반대로 국문학은 취업보단 학문에 중심을 두고 있고 학생들은 전공에 따라 ‘교사냐 대학원이냐’ 같은 고민을 하더라고요. 둘 다 자기가 하고 싶은게 아니라 정해진 선택지에서 고민하는 걸 보고 문제의식을 가졌죠.”
 
복수전공 덕분에 인문학적 감수성과 컴퓨터 활용능력을 두루 갖춘 류 대표는 관련 서적을 찾아보며 이들의 진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이미 모든 방법은 다 있다’라고 생각한 류 대표는 3년여 간에 과정을 거쳐 2016년 위인이나 유명인들의 커리어를 빅데이터화해 인공신경망기법을 적용해 진로 탐색을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특허출원까지 성공한다.
 
특허 출원이라는 하나의 과정을 마치고나니 창업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번 창업 생각이 드니 학교수업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제대로 된 창업교육조차 받지 않고 류 대표는 덜컥 사업자 등록부터 내는 모험을 했다.
 
“일단은 뭐라도 해보자 해서 많이 준비를 안 하고 사업자를 먼저 냈어요. 다행히 한 친구를 통해 학교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캠퍼스타운에 대해 듣게 됐고 운 좋게 들어가게 됐죠.”
 
사실 사업자등록을 냈다고 해도 사무실이 없다보니 학교 도서관에서 업무를 봐야 했고, 잦은 전화에 업무 집중에 주위 눈치까지 불편한 점이 많았다. 그 때 캠퍼스타운 덕분에 '1평짜리 공간'이 절실하던 류 대표에게 공간이 주어졌고, 뿐만 아니라 보다 체계적인 교육과 인맥을 쌓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주어졌다. 처음엔 특허출원한 진로탐색을 사업화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고, 프리랜서 플랫폼을 만들고자 고민하다 캠퍼스타운의 한 프로젝트에서 파트너를 만나 작년 6월 광운대역 3층 창업지원공간에서 리듬엔을 공동창업했다.
 
리듬엔은 기업과 정부·공공기관에서 필요한 홈페이지와 앱, 온라인 커머스, 솔루션 등을 제작하는 에이전시로 직원 수가 한때 30명까지 늘면서 작년 하반기에만 3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며 가능성을 봤다.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제법 알려지며 약간의 유명세도 얻었지만, 류 대표는 최근 리듬엔을 정리하고 페이워크를 새로 시작했다.
 
“제가 프리랜서 플랫폼을 하다가 에이전시를 하면서 리듬엔이 됐는데 운 좋게 경험이 많은 분들과 같이 하게 됐어요. 저는 생각했던 부분을 기술적으로 구현하고 싶어서 리듬엔을 했었고, 이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프리랜서 플랫폼에 집중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시작한 페이워크는 프리랜서 플랫폼으로 클라이언트와 프리랜서들을 중계하는 서비스다. 블록체인과 스마트 관리를 활용해 계약 이후에도 수시로 갱신되고 요구되는 부분을 반영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돕는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인 프리랜서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하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더 높은 만족감을 갖도록 한다. 상호 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인공신경망 기법을 사용해서 분류예측모형을 적용해, 프로젝트의 성공·실패 여부를 예측하고 이로 인해 스마트 관리가 가능해진다.
 
류 대표는 이미 졸업생 신분이지만 여전히 SNK-비타민센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미팅은 강남에서 이뤄져도 개발작업이 필요할 땐 골목까지 익숙한 학교 인근이 힐링을 주고 에너지를 전한다. 류 대표는 앞으로 프리랜서 플랫폼을 IT 프리랜서뿐만 아니라 디자인 같은 일반 프리랜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프리랜서 플랫폼으로 프리랜서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다른 창업을 꿈꾸는 분들도 너무 처음부터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마라톤이라 생각하고 작은 실패를 여러 번하다보면 시행착오를 줄일 거라 생각해요.”
 
류승호 페이워크 공동대표가 서울 노원구 광운대 인근 SNK-비타민센터에서 페이워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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