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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폴더블 노트북에 채용…LGD도 폴더블 경쟁 돌입
중소형 OLED 사업 성장에 기회될 것
2019-05-23 06:00:00 2019-05-23 06: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이 '갤럭시 폴드'로 불을 지핀 폴더블 디스플레이 전쟁에 LG디스플레이도 가세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향한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역도 한층 다채로워지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노버가 공개한 폴더블 노트북에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이 탑재됐다.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제품은 인폴딩 방식으로 접히며, 펼쳤을 때 13.3형 크기에 4대3 비율을 갖췄다. 화면을 180도까지 자유롭게 구부리고 고정할 수 있으며 무게는 2파운드(약 900g) 이하다. 레노버는 구체적인 모델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소개 영상에 '씽크패드X1'이라는 로고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씽크패드의 라인업이 될 예정이다. 
 
'레노버 액셀러레이트'를 통해 이 제품을 직접 경험한 엔가젯 등 외신들은 이 제품을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폴더블 노트북은 화면을 직각으로 접어서 세우고 아래쪽 스크린에 키보드를 실행하면 흡사 레노버의 듀얼스크린 노트북 요가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듀얼스크린 노트북의 단점으로 알려진 두께와 무게 등을 극복하고 휴대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레노버가 공개한 폴더블 노트북 시제품. 사진/레노버
 
 
특히 업계에서는 13.3형이라는 크기를 구현한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LG디스플레이가 기존에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중소형 OLED는 구현하는 기술이 다른데다가 8형 이상에 크기를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다. 외신들에 따르면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지적됐던 주름 현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의 대형 OLED 양산을 성공시킨 데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도를 위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계열사 LG전자를 통해 돌돌 말리는 '롤러블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롤러블 TV를 선보인 바 있다. 또 투명 OLED, 8K OLED 등 난이도 높은 디스플레이 기술도 연내 상용화가 예상된다.
 
이번 레노버 제품을 통한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출시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사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 한 만큼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애플 아이폰에 채용되는 OLED 패널의 두번째 공급처로 선정됐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아이폰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의미 있는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폴더블 노트북을 통한 높은 기술력이 입증될 경우 IT향 제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성장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아울러 현지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통해 OLED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중국의 BOE 등의 패널 제조사들과 기술 격차를 한층 벌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다만 힌지 내구성과 번인 문제 등은 폴더블 노트북이 넘어야 할 과제다. 힌지 구조는 이물질 유입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어 갤럭시 폴드도 관련 기술의 보완을 위해 본격적인 출시를 미룬 바 있다. 유기물질이 사용되는 OLED의 특성상 자주 사용하는 아이콘 부분만 수명이 먼저 끝나면서 흔적처럼 남는 번인 현상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등의 인터페이스 호환성을 높이는 것도 해결돼야 한다. 
 
한편 애플과 삼성전자, 화웨이 등 전 세계 전자 제조사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에 이어 폴더블 노트북, 폴더블 웨어러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OLED 패널의 유연한 성질을 활용한 기기를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관련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150만대에서 2025년 5300만대까지 6년 만에 3400%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레노버의 폴더블 노트북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이 채용될 것이라는 얘기는 공공연하게 들려왔지만 이번 프로토타입 제품 공개를 통해 기술 완성도를 입증받았다"며 "폴더블의 가치가 대형 화면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 고객사 확보가 어려운 스마트폰 보다 IT향에 공을 들인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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