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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한국쉘석유를 다시 고배당주 추천목록에 올릴 때가 왔다
주가 상승으로 떨어졌던 배당수익률, 주가 하락으로 다시 올라와
2019-05-10 06:00:00 2019-05-10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한국쉘석유는 윤활기유를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바로 그 윤활유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동차보다 선박에 더 많이 쓰인다. 매출구성을 봐도 윤활유가 7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실적은 조선·해운 업황과 관련이 있다. 지난 수년간 전방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통에 한국쉘석유의 실적도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익이 반토막났다거나 할 정도는 아니다. 비교적 안정된 숫자를 기록 중이다.  
 
사실 한국쉘석유는 실적 성장보다는 배당 때문에 더 유명한 종목이다. 지금처럼 배당투자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개인 투자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지금이야 시가배당률이 5%만 돼도 눈에 띄지만, 10여년 전 한국쉘석유는 10%를 넘나드는 배당률을 자랑하는, 배당의 강자였다. 
 
이익의 상당부분을 배당으로 환원하고 있으니 배당수익률이 높은 것도 당연했다.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가 외국계 정유기업인 쉘(Shell) 계열이라서 종종 배당을 통한 ‘외화유출’이 도마에 오르곤 하지만, 대주주와 한 배를 탄 소액주주들 입장에선 고마운 배당주였을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이름을 높였던 한국쉘석유가 증권사들의 연말 배당주 추천 목록에서 빠지게 된 것도 배당 때문이었다. 
 
 
배당 열풍을 타고 한국쉘석유의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가 있었다. 2008년까지만 해도 한국쉘석유의 주당순이익(EPS)은 1만원이 안됐다. 배당금도 그 이하였다. 그런데 2009년부터 갑자기 이익이 뛰어오르면서 배당도 함께 증액된 것이다. 2009년엔 EPS가 2만4000원을 넘자 배당금도 2만원으로 늘었다. 2009년에 주가가 제법 올랐다고는 해도 10만원대였는데 배당금은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으니 매수세가 몰리는 건 당연했다. 2011년의 조정을 거쳐 2014년 60만원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실적과 배당금은 주가 상승폭을 쫓아가지 못했다. 영위하는 사업 특성상 매출과 이익이 몇 배씩 오르기는 어려웠다. 배당금은 고만고만한데 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시가배당률은 뚝뚝 떨어졌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금에 큰 변화는 없었다. 순이익에 따라 1만7000원에서 2만원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하지만 주가는 2014년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흘러내려 32만원 아래까지 내려온 상태다. 
 
배당금은 여전한데 주가는 꽤 많이 하락한 덕분에 이번에는 반대로 시가배당률이 올라가게 생겼다. 만약 지금 한국쉘석유 주식을 32만원에 매수하고 올해 결산 후에도 작년처럼 1만9000원을 배당한다면, 시가배당률은 5.9%를 기록할 것이다. 참고로 한국쉘석유는 중간배당을 하고 있다. 지난 결산에선 6월 기준으로 중간배당 2000원, 연말에 1만7000원을 배당했다.  
 
실적이 크게 감소한다면 배당을 줄이겠지만 조선이나 해운 업황을 보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설령 실적 감소로 배당을 2000원 정도 줄인다고 해도 시가배당률 5%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쉘석유를 다시 고배당주 대열에 올릴 때가 왔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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