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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중심대학 5년)산업현장이 캠퍼스로…"코딩 못하면 졸업 못해요"
5년간 35개교 선정…인문 전공자도 SW 교양 필수
"대학 재정으론 부담…SW 융합 인재 양성 위해 사업 이어져야"
2019-05-02 08:59:14 2019-05-02 09:08:12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소프트웨어(SW)를 다루는 능력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수 역량으로 꼽힌다. 5세대(5G) 통신 기반의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각 산업 현장과 생활 전반에 적용될 예정인데, 이 정보통신기술(ICT) 제품과 서비스들은 모두 SW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전공과 직종을 불문하고 SW에 대한 이해력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SW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SW 중심대학 사업을 시작해 올해로 5년째를 맞이했다. 2015년에 SW 중심대학에 선정된 8개 대학들이 4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친 졸업생을 처음으로 배출했다. 과기정통부는 △대구가톨릭대 △안동대 △연세대(원주) △이화여대 △충북대 등 5개 대학을 올해 SW 중심대학으로 선정했다. 2015년부터 선정된 SW 중심대학들은 총 35개로 늘었다. 사업 시행 5년째를 맞았지만 대학들 사이에서 SW 중심대학의 인기는 여전하다. SW 중심대학으로 선정되면 최대 6년간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1차년도 신규 선정대학은 연간 10억원, 2차년도 이후부터는 평가 결과에 따라 최대 20억원을 지원받는다. 4년차 평가를 통해 성과 우수대학은 예산 범위 내에서 추가로 2년을 더 지원받을 수 있다. 대학들은 지원금을 △실습환경 등 인프라 구축 △교과과정 개발·운영 △교수 채용 △산학협력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수행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또 대학들은 컴퓨터공학과 SW 전공 등 관련 전공을 통·폐합하거나 SW 융합 단과대학을 신설해 인재를 양성한다. 
 
2015년부터 SW 중심대학 사업을 진행한 대학의 담당 교수들은 학생들의 프로그램 코딩 능력과 SW 이해력이 향상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세종대는 SW 융합대학에 △컴퓨터 공학 △소프트웨어 △정보보호 △데이터 사이언스 △지능기전공학 등의 전공을 모았다. 또 1학년부터 코딩 인증제를 시행했다. 이를 통과 못하면 재수강을 해야 한다. 2학년부터는 1학년때 다진 코딩 기초를 기반으로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수업이 이어진다. 백성욱 세종대 SW 중심대학 지원사업단장은 "SW 중심대학을 경험한 학생들의 코딩 실력이 그렇지 않은 복학생보다 좋은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코딩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4학년 때 졸업작품을 만들어 창의설계경진대회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시한다. 경진대회는 외부의 기업들도 참관하며 평가에 참여한다. 또 세종대는 2017년 2학기부터 창의학기제를 시행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기획한 프로젝트가 담당 교수의 인정을 받으면 해당 학기동안 별도로 수업은 듣지 않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 결과물 평가에 따라 학점을 받는 방식이다.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실습실에서 소프트웨어 실습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서강대
 
서강대는 인문사회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이 SW 교과목을 교양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SW 관련 전공이 아니더라도 SW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취지다. 덕분에 다른 전공과 SW 관련 전공을 복수전공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가령 경제학과 컴퓨터 공학, 법학과 컴퓨터 공학을 함께 전공하는 방식이다.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소프트웨어와 다른 분야를 함께 경험한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W 중심대학으로 프로젝트 중심으로 공부를 하며 학생들이 프로그램으로 직접 구현하지 않고서는 졸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충남대는 산업 현장의 요구를 교과에 반영해 현장형 인재를 기르는 데 집중했다. 충남대는 기업인들로 구성된 교과과정혁신위원회의 의견을 교과 과정에 반영했다. 교내 경진대회를 개최하거나 유명 게임사의 개발자들이 학교에서 직접 강의했다. 
 
SW 중심대학을 4년 이상 진행한 교수들은 학교들이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의 추가 사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교수들은 "등록금이 수년째 동결되고 학생이 줄어 SW 중심대학이 종료되면 기존 프로그램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융합 SW 인재를 지속 양성하기 위해 추가 사업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도 추가 사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관건은 예산이다. SW 중심대학의 올해 총 예산은 650억원으로, 과기정통부 전체 사업 중에서도 규모가 큰 편이다. 대학들의 요구에 맞추려면 추가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W 중심대학이 이어져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를 받고 있다"며 "SW 중심대학 사업을 더 발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추가 사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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