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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조영 하나금융 부장 "어린이집 100곳 건립…배려·존중 배우는 공간 기대"
2020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90개·직장 어린이집 10개 건립 추진
"올해 1차 27곳…사업 속도 높여 내년 2·3차도 추진할 것"
2018-10-02 08:00:00 2018-10-02 08: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문재인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40%'를 국정과제로 선정해 이를 추진 중인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힘을 보태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0년까지 전국에 국공립 어린이집 90개를 비롯해 직장 어린이집 10개 등 총 100개의 어린이집을 짓기로 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이를 위해 꾸렸던 태스크포스팀(TF)을 '보육지원사업팀'으로 편성하고 이조영 부장을 비롯한 3명의 직원에게 실무를 맡겼다. 과거 KEB하나은행 사회공헌부 팀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1년 4개월 간의 은행 지점장 생활을 접고 보육지원사업팀을 이끌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1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 부장을 만나 사업 추진방향을 비롯해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직장인, 사회구성원으로서 꿈꾸는 보육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조영 하나금융지주 보육사업지원팀 부장이 하나금융의 어린이집 100곳 건립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문지훈 기자
 
"2020년까지 100개의 어린이집을 건립하는 게 목표이지만 개수보다는 의미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직장인 부모에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가정환경이나 장애 등과 상관없이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자랄 수 있는 어린이집이 되길 꿈꾸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지주에서 국공립 및 직장 어린이집 지원사업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조영 보육사업지원팀 부장은 1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이번 사업의 의미와 목표, 희망사항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하나금융은 지난 4월 오는 2020년까지 전국에 총 100개의 국공립 및 직장 어린이집을 건립하겠다고 밝힌 이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2020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90개, 직장 어린이집 10개를 건립하는 것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하나금융이 건립 후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직장 어린이집은 하나금융의 자체 수요조사를 통해 진행한다.
 
하나금융은 이를 통해 총 9500명의 아동에게 보육기회가 제공되고 어린이집 운영과 관련해 최소 2100명 규모의 직접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직장 어린이집 중 일부는 인근 중소기업에도 개방될 예정이다.
 
이 부장은 "일부 직장 어린이집 정원의 절반 이상을 인근 지역 중소기업 임직원 자녀에게 배정할 예정"이라며 "하나금융 임직원 자녀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임직원 자녀들도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이 이끌고 있는 보육사업지원팀은 당초 태스크포스팀(TFT) 형식으로 운영됐으나 국공립 및 직장 어린이집 건립 사업이 확대되며 별도 부서로 탄생했다. 당초 이 부장은 작년 1월부터 KEB하나은행 광나루역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나 과거 은행 사회공헌부 팀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3명의 직원들과 함께 하나금융의 보육사업지원을 이끌고 있다.
 
이 부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정부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꾸린 것이었다. 직장 어린이집의 경우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할 수 있지만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지자체와의 논의 및 협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금융 보육사업지원팀은 출범 이후 지난 6월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MOU를 체결했다. 이후 복지부를 통해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하나금융의 사업 내용을 소개했다.
 
이 부장은 "복지부를 통해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냈다"며 "혹시나 깜박하고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까봐 직원들과 함께 각 지자체 담당자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다시 돌렸다"고 말했다.
 
보육사업지원팀이 출범 이후 지난 7월까지 1차적으로 신청 접수를 받은 결과 총 33개 지자체에서 48곳의 국공립 어린이집 건립을 신청했다.
 
그는 "우선 수도권 지역보다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비교적 더 부족한 지방 지역을 중심으로 신청을 받았다"며 "지자체 한 곳에서 여러 건을 신청한 경우도 있었는데 지역 안배 차원에서 지자체 한 곳당 1건을 기준으로 지역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나금융은 보다 앞서 MOU를 체결한 거제시(7월), 고양시(9월) 등 총 27개 지자체와 전체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인 데다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이 부장의 표정에서는 피곤함보다는 업무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이 부장이 보육지원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5년 KEB하나은행 사회공헌부 팀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다.
 
그는 "해외 입양아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을 받아 관심 있게 보다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한 해외 입양 국가라는 점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입양을 보내는 대부분이 미혼모라는 점에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입양을 보내지 않아도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활동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국공립 및 직장 어린이집 건립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보람 역시 보다 적극적으로 일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방 지역 지자체 담당자들로부터 고맙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거제시의 경우 지금까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고 실제로도 자주 연락이 왔었다. 선정 소식을 전하니 가장 기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2020년까지 90개의 국공립 어린이집 건립이라는 목표를 위해 2차와 3차 접수 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초 올해부터 지자체로부터 매년 한 차례씩 건립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앞당겨 내년 초와 연말에 2차 및 3차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며 "오는 22일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장은 맞벌이 부모가 마음 편히 아이를 맡기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어린이집을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아이를 잘 돌봐주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끼리 서로 배려하고 함께하는 법을 배우는 어린이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 셋째부터) 이재준 고양시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지난달 27일 고양시청에서 관내 국공립 어린이집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지주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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