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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햄록, 태양광 폴리실리콘 손뗀다..업계 판도 재구성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집중.."OCI 등 경쟁업체 반사이익"
2013-10-23 16:14:05 2013-10-23 16:17:42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폴리실리콘 세계시장 2위인 미국 햄록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축소하는 대신 반도체용 제품 생산에 집중키로 했다. 이에 따라 고순도 폴리실리콘 업계 판도가 재구성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햄록은 중국으로 수출하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햄록은 미국 다우코닝과 일본 신에츠화학, 미츠비시 재료주식회사 등이 투자한 조인트 벤처 기업으로 반도체와 태양광 웨이퍼용 폴리실리콘을 모두 생산한다.
 
햄록의 생산능력은 4만6000톤으로, 독일 바커(7만톤)에 이어 업계 2위. 간발의 차이로 3위를 차지한 OCI(010060)(4만2000톤)에게는 강력한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이들 세 업체들은 태양전지 뿐만 아니라 반도체용으로도 쓰이는 텐-나인(순도 99.9999999999%), 일레븐-나인급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에 주력하며 고순도 폴리실리콘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햄록, 中 정부 반덤핑 관세에 철퇴
 
◇사진=햄록 홈페이지
햄록의 전략 수정은 중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가 직접적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7월 햄록에 대해 무려 53%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3위인 OCI가 2.4%의 관세를 부과 받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시장 내에서 판로가 막힌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태양광 업황의 장기 침체도 생산 중단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2011년 상반기 70달러선이 무너진 데 이어 1년 만에 생산원가 수준인 20달러 이하로 미끄러졌다.
 
업계 선두 업체들조차 팔수록 손해인 상황에서 엎친데덮친 격으로 반덤핑 판정까지 받게 되자 중국시장 포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中, 반덤핑 선제 조치로 구조조정..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주력할 듯
 
앞서 햄록은 올해 1월 미국 테네시 공장의 직원 400여명을 해고하고, 생산 현장을 관리할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급과잉과 중국의 잠재적 관세 위협에 대한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
 
태양광 업계 고위 관계자는 "경쟁업체에 비해 반덤핑 관세율이 높은데다 태양광 시황마저 발목을 잡으면서 중국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당분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제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시장에서는 손을 떼지만, 일본 등 신흥시장의 수요는 여전히 급증하고 있어 사업 지속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을 구조조정하며 반도체 쪽으로 인력을 재배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햄록의 수출 중단으로 고순도 폴리실리콘 업체에서는 바커가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분석했다.
 
◇고순도 폴리실리콘, 공급부족 전망도 나와.."OCI 반사이익 예상"
 
햄록의 중국시장 철수로 고순도 폴리실리콘 시장의 판세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폴리실리콘 제조사들은 생산원가를 밑도는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너나할 것 없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공급과잉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이렇다 할 반등도 하지 못한 채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햄록의 대(對) 중국 수출 중단은 수급 불균형의 숨통을 다소나마 트여줄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고순도 폴리실리콘은 고효율뿐만 아니라 저효율 태양전지의 원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수급 부족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공급 부족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OCI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바커와 OCI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늘어날 것"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고순도 제품에 대한 공급 부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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