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용암 창원시 새야구장건립단장 "창원시를 믿어주세요"
입력 : 2013-09-03 06:00:00 수정 : 2013-09-03 06:00:00
◇이용암 창원시 새야구장건립단장. (사진=이준혁 기자)
 
[창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그동안 야구계와 KBO가 걱정하는 접근성 문제는 사실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는 명확한 사안이에요. 창원시내 5개 구청에서 25분내로 새 야구장이 지어질 곳에 올 수가 있어요. 게다가 지도를 펴놓고 살피면 현 부지는 창원의 중심입니다. 창원시 사정은 우리가 잘 압니다. (야구계와 일부 시민들이) 대체 왜 믿지 못하는지 답답해요."
 
이용암 창원시 새야구장건립단장 얼굴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출근 사흘째이지만 이미 행정협조를 위해 서울에 다녀올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던 그는 야구장 문제에 대해 할말이 상당히 많은 모습이었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다이노스 구단 유치로 인한 야구장의 건립 문제를 놓고 경남 창원시와 국내 야구계 간의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NC의 창단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좀처럼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다.
 
야구계를 대표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당초 구단을 유치할 때 약속한 규모인 좌석 2만5000석 규모 야구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창원시는 그동안 두 차례에 연이어서 정부(안전행정부) 지방재정 투융자심사가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구장 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 갈등의 근본 원인은 익히 알려진 대로 '입지'다. 창원시는 옛 육군대학 부지를 고수하고 있고 KBO는 그간 일관되게 진해구 아닌 과거의 마산·창원 지역을 바라고 있다.
 
최근 창원시는 행정국 새야구장건립사업단의 단장을 교체했다. 과거 창원시 성산구 행정과장으로 일하던 이용암 씨다. 창원시에 장기간 근무한 32년차 공무원으로 창원시 내에서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인사다.
 
신임 이 단장 취임을 축하하면서도 창원시 내에서는 기존 단장의 교체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새야구장건립사업단의 업무가 중앙정부와의 교섭과 인허가 등이 많다며 '힘을 실어주기 위해' 조직을 행정국 산하로 이관했고 단장이 시장과 수차례 독대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출근한지 사흘이 지났을 뿐이지만 지난 32년동안 공무원 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어려운 일을 다루고 바쁜 시간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 신임 단장과 어렵게 약속을 잡았다.
 
이번 인터뷰 기사는 신임 단장과 새야구장건립사업단의 관계자 발언 위주로 정리해 쓴다. 그들이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모두 담고자 했다.
 
인터뷰는 지난주 금요일(8월30일) 오전에 진행됐다. 내용의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맡긴다.
 
다음은 일문일답.
 
- 화요일(8월27일)에 인사 발령이 났고 수요일(8월28일)에 처음 출근한 것으로 안다. 성산구 행정과장으로 일하다 중책을 맡았다. 예상은 하고 있었나. 며칠간 일하니 업무는 어떤가.
 
▲창원시에서 공무원 생활 대부분을 보내 지역의 현안사항인 야구장 문제는 익히 들었고 나도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새야구장건립사업단장으로 와서 상황을 '내 일'로서 접하니 해결해야할 문제가 첩첩산중이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할 일이다. 지난 32년간 지역과 나라를 위해 일해왔다. 미약하나마 그동안의 경험을 야구장 건립 문제의 해결에 쏟아붓고 싶다.
 
- 인터뷰 진행 중인 지금 시점이 8월30일 오전이다. 안전행정부의 올해 마지막 투·융자심사 신청을 하는 마지막 날의 최후 순간이 다가오는 시점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이번에는 2만5000석 규모가 아니라 1만8000석 규모로서 제출했나.
 
▲그렇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KBO와의 협약에 맞춰 1차와 2차에 냈던 서류에 2만5000석 규모의 구장을 지으려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안전행정부가 규모가 너무 크다며 재검토판정을 내렸다. 2만5000석은 물론 필요에 따라 규모는 키울 수도 있다고 봤는데 중앙정부가 그렇게 나오니 우리(창원시)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투·융자심사 통과를 위해 규모를 축소했다.
 
- 그런데 이는 KBO와 맺은 협약과 다르다. 사전에 KBO와 협의가 있었나.
 
▲좌석이 1만8000석 규모다. 이는 내야에 한하며 외야에는 잔디석을 설치할 것이다. 펜스와 담장 필수불가결한 구장 구조물 외에는 설치하지 않아 안행부가 요구한 비용의 절감과 지역 상황에 따른 구장의 확장을 하려 한다. 외야 잔디석은 비용 절감은 물론 앞으로의 구장 상황에 따른 가변적인 변동 여지가 있어 나쁘지 않다. 올해 올스타전을 치른 포항구장 외야가 잔디로 구성됐고, 지금 공사중인 광주구장도 그러한(가변형 외야 잔디석) 형태다.
 
좌석이 1만8000석이라고 하지만 잔디석을 포함하면 2만2000석의 규모다. 차이는 예정된 좌석의 수와 20%도 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우리의 의지가 아니고 중앙정부 권고사항이다. KBO도 이를 이해해줘야 한다.
 
우리는 KBO와 협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KBO는 진해구 외의 다른 지역에서 새 야구장을 지을 경우 규모 축소도 검토할 것이라는 내용의 회신을 공식 발송해왔다. 이는 구장 규모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구장의 건설 입지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며, 서로간의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는 다소 아쉬운 반응이다. 일단 정부 권고에 따라 구장의 좌석 수를 1만8000석으로 하되 추후의 상황에 따라 늘릴 수 있다. 우리 시(창원시)는 가용 재원이 충분하다.
 
- 말씀을 먼저 꺼냈으니 이제 본론을 얘기하겠다. 정말 진해에 지을 것인가.
 
▲이미 발표된 진해 육군대학 부지에 짓는다는 것에 변화가 없다. 다른 것을 타협할 수는 있어도 입지는 이제 불변의 사항이다. 우리 시(창원시)는 진해 쪽으로 야구장을 지을 생각으로 야구단 유치를 꾀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현재의 창원시는 과거의 3개 시(창원, 마산, 진해)의 통합시다. 아주 오래전에는 모두 창원군 산하였을 지라도 떨어져 살아왔던 시간이 적지 않다. 소지역간 통합을 통해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했고 그게 야구단이다. 우리는 지역 사람들의 의견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해 야구장 유치를 꾀했고, 야구장 부지는 진해를 생각해왔다. 일찌기 확정돼 발표된 진해는 야구장 입지로는 천혜의 '요지'다.
 
이제 야구장 입지로 과거 육군대학 부지가 알려진 시간도 적지않다. 번복시 일어날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KBO가 이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나 싶다. 도저히 지을 수 없는 부지를 바꾸자면 모르겠다. 좋은 입지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변경하자 하면 안 된다. 이미 통합시 다수의 시민은 진해 육군대학 부지를 새 야구장이 올 입지로 인식한다. 이제 더는 시를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입지가 아닌 다른 것은 최대한 협조하겠다.
 
◇창원 새야구장 주변 도로망 확충사업 현황도. (자료제공=창원시)
 
- 그렇다면 진해 입지의 장점은 대체 무엇인가.
 
▲외지 사람들은 '진해'라고 얘기하면 지역 최남단의 구석을 떠올린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결코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진해는 통합 창원시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다.
 
(테이블의 유리에 깔린 대형 지도를 가리키며) 지도를 보시라. 그냥 방위적인 '중심'을 생각하면 양곡IC다. 하지만 인구 거주와 외지 접근을 감안하면 마산 양곡IC보다 소폭 남측지역인 과거 육군대학 부지가 창원의 중심이다.
 
개별지역의 중심인 구청에서 새 야구장에 이르는 소요시간은 모두 20분이면 된다. 지금이야 조금 더 걸릴 수 있긴 하겠지만, 현재 진해 주변에는 무척 많은 도로가 건설 중이다.
 
안민터널이 명절정체 수준으로 막힌다고 이야기하는 과장된 기사가 몇몇 나와서 시민들과 야구계에 혼란을 줬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성산구에서 진해구청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의 통근 시각은 길게 잡아 25분 이내면 된다. 야구장까지는 더욱 가깝고 길도 덜 막히니 더 짧게 걸린다.
 
게다가 안민터널 옆으로 제2안민터널이 생기고, 양곡~완암간 연결로가 곧 개통돼 야구장에 오가는 큰 우회로가 생긴다. 공단에서 퇴근한 사람들은 창원 서부지역 사람도 신속하게 오갈 수 있다. 양곡~완암간 도로로 야구장에 올 경우에 이용할 장복터널 일대는 봄철 군항제 기간이 아니면 정체가 없다.
 
양곡~완암간 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