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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재·장비주 계속 오를까…전문가 "4분기는 더 좋다"
셀 기업 화재·분사 이슈에 주가 부진…배터리 소재기업은 두달새 120% 급등
2021-09-24 06:00:00 2021-09-24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하반기 배터리 셀 기업들이 배터리부문 분사와 화재 이슈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소재·장비주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4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이슈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배터리 소재·장비주들의 향후 주가 흐름에도 시장의 관심 모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4분기에도 배터리 셀 기업보다 소재·장비주의 수익률이 더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1일부터 이날까지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1.88% 상승하는데 그쳤다. 2차전지 지수가 소폭 상승하는데 그친 것은 지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의 주가 하락 영향이 컸다. 
 
이 기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각각 10.59%, 16.92% 하락했다. LG화학의 경우 두달여 만에 시가총액이 6조원이나 증발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부진은 배터리 산업보단 개별 기업 이슈가 원인이 됐다. 실제 분사 리스크가 적은 삼성SDI(006400)는 주가가 4.73% 상승하며 선방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터리 셀 기업들의 부진 속에서 배터리 소재·장비주들은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이 기간 주가가 2배이상 올랐다. 7월1일 21만21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47만원에 마감, 두달여만에 주가가 121.59% 급등했다. 이밖에도 후성(093370)(79.96%), 엘앤에프(066970)(73.50%), 코스모신소재(005070)(70.09%), DI동일(001530)(67.43%), 대주전자재료(078600)(64.11%), 천보(278280)(46.45%),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20.22%) 등 배터리 소재 기업들 대부분의 주가가 상승했다. 
 
배터리 장비 기업들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2차전지 후공정 장비와 EV충전기 등 전원공급장치를 개발하는 원익피앤이(131390)의 주가가 68.09% 급등했으며, 씨아이에스(222080)(58.42%), 피엔티(137400)(32.72%), 코윈테크(282880)(13.70%), 티에스아이(277880)(11.56%), 유일에너테크(340930)(10.94%) 등이 올랐다. 
 
증권가에선 4분기에도 소재·장비주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출하량이 지속 확대되고 있고, 국내 셀 기업들과 글로벌 셀 기업들의 설비 증설이 지속되면서 향후 실적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소재·장비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과 호주 등 전기차 침투율이 낮은 국가들이 전기차 판매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은 타이트한 상황이다. 이에 소재·장비 기업들도 납기 대응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우선 에코프로비엠과 일진머티리얼즈(020150)가 최근 해외법인 관리 등을 위해 각각 300억원, 948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섰으며, 신흥에스이씨(243840)와 DI동일도 해외 투자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천보와 한솔케미칼(014680)도 생산량 확대를 위한 국내 공장 증설에 나선다.
 
특히 소재 기업들의 해외 증설은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즉시 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올해 발주예정이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는 총 16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이 중 대부분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발주가 연말에 집중됐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말까지 남은 발주는 스텔란티스, 다임러, 폭스바겐, BMW, 현대·기아차 등 115조원 규모”라며 “폭스바겐이 9월 1차분 예비입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창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셀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 이슈로 수익성 개선에 불확실성 대두되고 있다”며 “3분기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판매량 지속 증가 추세로 업황의 우상향 방향성은 견고하나, 소재와 셀 사이에 단기간 온도차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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