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포스코·SK·한화의 미래
입력 : 2020-12-06 06:00:00 수정 : 2020-12-06 06:00:00
재계에서 매우 흥미로운 미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와 SK, 한화 3사가 각각 리튬, 수소, 수소차 분야에 투자하며 저마다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 경영인체제로 구분되는 포스코 외에도 같은 재벌 총수 집단인 SK와 한화 두 그룹 간에도 사뭇 다른 투자성향을 보이는 게 관전 포인트다.
 
포스코는 이미 대박이 보인다. 포스코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소금호수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보다 6배 큰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질주하는 테슬라 전기차에 포스코가 탑승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 원료와 소재 생산을 통틀어 2030년까지 연간 23조원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수치가 구체적인 게 투자계획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이를 지휘하는 것은 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다. 철새처럼 바뀌는 포스코 회장직이지만 그는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먼 미래를 보는 투자에 힘을 실었다. 포스코는 전 세계 유일하게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 소재까지 2차전지 일괄공급체계를 갖추고 있는 강점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투자 업적을 이룬 최태원 SK 회장은 이번엔 용인술로 시선을 끈다. 연말 인사에서 재벌 후세를 제외하고는 최연소에 가까운 사장 승진 인사를 냈다. 임원 선임 3년 만에 추형욱 신임 사장이 발탁됐다. 그는 SK E&S 사장직과 동시에 SK그룹이 이번에 신설한 수소 사업 추진단장도 겸한다. 추형욱 사장은 문재인정부 들어 꽃을 피우게 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일으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룹에서 투자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그가 수소 사업에서도 귀재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수소 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콕 찍은 그룹의 새 먹거리다. 최태원 회장은 그룹이 가진 에너지 사업 경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시장에 진출하며 2025년까지 그룹 차원 30조원 수준의 순자산가치를 창출할 것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러한 목표 실행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연말 인사에서는 또 최태원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 및 겸직하게 됐다. 박정호 사장 역시 인수합병(M&A)에 정통한 인물로 그룹 안팎에서 유명하다. 최태원 회장의 인재에 대한 믿음이 그룹의 미래를 밝힐지 주목된다.
 
한화는 한때 수소차 투자로 금광을 발견한 듯했지만 최근 시련을 겪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가 사기극 논란이 있는 니콜라에서 손을 떼면서 니콜라 지분을 가진 한화그룹이 불안한 모습이다. 이 투자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란이 터지기 전 주가 폭등으로 투자 성공을 자축할 때 김동관 사장 이름이 회자됐다. 결과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 사기극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한화는 폭락한 주가에도 손실 단계까지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니콜라가 사업을 일으켜 반전에 성공하면 언제든 비판은 칭찬으로 돌변할 것이다. 재벌 총수 집단의 미래 투자는 이처럼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장점으로 묘사되지만 흔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된다.
 
어쨌든 그룹 3사 모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투자에 나선 것에 응원을 보낸다. 성공을 위해선 과감한 의사결정과 그에 대한 책임이 필수지만 그걸 못해 뒷걸음질 치는 그룹도 많다. 공격적인 판단 속에 적재적소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투자가 만용이 될 확률도 줄어들 것이다. 각 그룹은 미래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자이지만 서로의 투자 전략에서 배울 점도 있지 않을까.
 
이재영 온라인뉴스부 부장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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