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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100원 무너뜨리진 않을 것”
달러약세 이어지겠지만 지금 낙폭 과도해
위안화에 연동…미국대선 결과에 주목
2020-10-28 00:00:00 2020-10-28 00: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당국은 1100원 위에서 방어할 것으로 보이지만 달러 약세 및 위안화 강세로 인해 벌어진 지금의 추세가 쉽게 반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외국환중개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2원 하락한 1125.5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19일에 기록한 고점 1285.70원에서 12.4%나 하락한 것이며, 지난 7월24일 1201.50원을 기록한 후 1200선을 무너뜨린 지 3개월만에 6.3% 추가 하락한 수치이기도 하다. 평소의 환율 변동폭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했다고는 해도 지난해 3월과 비슷한 수준이고 2018년엔 1100원보다 낮았으므로 특이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 사정이 아닌 외부 변수, 특히 중국 위안화에 의해 흘러내렸다는 사실과, 과거 국내 경제가 좋을 때 환율이 하락하던 패턴과는 조금 다르다는 점 때문에 외환당국와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지금의 달러 약세는 코로나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이 천문학적 규모의 달러를 공급한 데서 비롯됐다. 미국의 재정정책이 본격화되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 영향으로 중국과 한국 등 제조업 강국의 경기 반등 속도가 빨라져 상대적인 통화강세가 연출된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00년 이후 실물거래에서 중국이 부상하고 비트코인 등 디지털화폐가 등장하는 등 달러의 위상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등장한 것도 달러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에도 약달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우리 외환당국이 급격한 환율 변화를 방관할 리는 없기 때문에 1100원 이하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7월 이후 달러 급락과 위안화 절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완만하게 하락했고, 9월 중순 이후 원화 강세가 빨라진 것은 코로나 진정으로 그간의 디커플링이 해소되는 과정”이라며 원화가 위안화 강세를 따라가는 흐름을 인정했다. 반면 같은 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치관은 “위안화 강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원화 강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라고 발언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시 원달러 환율이 1150원을 하향돌파하던 시점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환율 하락이 가파르다는 의견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 속도와 레벨 부담으로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는 남은 4분기 환율 밴드는 미 대선을 앞둔 변동성 장세 등을 감안해 1120~1180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외환시장을 전망하며 약달러엔 변함이 없겠지만 대선 결과에 따라 강도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행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할 경우 달러 약세가 강화될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고 의회는 민주당이 차지할 경우엔 제한된 범위의 달러 약세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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