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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도 "넷플릭스 망 사용료 내라"
유럽 14개 통신사 CEO 성명/ 미 13개주 넷플릭스 상대 소송/ 빅테크 규제론 세계로 번져
2021-12-01 16:48:49 2021-12-01 17:50:30
망 이용료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의 갈등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이어 다수의 유럽의 통신사와 미국 지자체도 글로벌 대형 콘텐츠사업자(CP)에 망 운용 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지난 11월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도이치텔레콤과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 프랑스의 오렌지 등 유럽 13개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유럽의 통신망 개발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네트워크 트래픽의 상당 부분이 빅테크 플랫폼에 의해 생성되고 수익화되지만, 이를 위해서는 통신 부문의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네트워크 투자와 계획이 필요하다"며 "이는 빅테크 플랫폼이 네트워크 비용에도 공정하게 기여할 경우에만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성명은 유럽 통신사들이 넷플릭스와 구글의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트래픽에 대응하기 위해 5G·광섬유·유선 네트워크 등에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발표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의 통신부문 투자는 지난해 525억유로(한화 약 65조원)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트래픽으로 인한 망 과부하는 넷플릭스 본 서버가 있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여름부터 미국 캔사스 주, 캘리포니아 주, 뉴저지 주 등 13개 주에서 넷플릭스와 훌루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망 비용 부담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OTT도 케이블TV 사업자가 내는 프랜차이즈 사용료(franchise fee)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 사용료는 광케이블과 같은 공공 인프라를 이용하는 비용으로 매출의 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광케이블 이용 대가를 받는 것이므로 일종의 '망 이용료'라 해석할 수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미 텍사스 주의 달라스, 플레이노, 프리스코 등 도시도 넷플릭스와 훌루, 디즈니플러스 등에 프랜차이즈 사용료를 내라는 소를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 오픈커넥트(OCA)로 90% 이상의 트래픽을 절감했다고 주장한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 140여 개국 1000여 개 ISP에서 1만4000대의 OCA를 사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파트너 ISP들이 망 사용료 대신 OCA 이용을 거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넷플릭스와 이 문제로 대립 중인 SK브로드밴드는 OCA 설치와 망 사용료는 별개라며 OCA 설치를 거절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OCA를 제공하는 것으로 망 이용료 문제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계속해서 주장 중이다. 토마스 볼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전송 부문 디렉터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넷플릭스가 필요로 하는 인터넷 속도는 3.6Mbps 정도로 한국의 평균 인터넷 대역폭 속도인 200Mbps의 2%도 차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도 "망 대가를 내는 곳은 없다"며 "한국 ISP를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ISP와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바 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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