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2 인국공 사태' 철도연 노조, 정규직 전환 채용 정지 가처분 신청
파견기관 도과 인원 전체 정규직 전환 방침…노조 "채용 규모와 기준 적절치 않아"
입력 : 2020-09-24 06:00:00 수정 : 2020-09-24 21:38:31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소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문제가 법적 분쟁으로 비화했다. 철도연 노조는 '절차적인 문제가 있는 정규직 전환 채용절차를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인천국제공항(인국공)이 지난 6월 보안검색 요원 1900명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려다가 노조와 구직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인국공 사태'과 비슷한 양상이다.
 
23일 철도연 노조에 따르면 노조 측은 지난 8일 수원지법 안양지원에 채용절차 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첫 기일은 다음달 13일로 잡혔다. 철도연이 지난 8월25일 사무보조 파견직 근로자를 37명 이내로 정규직 전환하겠다는 공고문을 게시하면서다. 노조 측은 "정규직 전환 협의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채용 규모와 전환 기준 등이 급작스럽게 정해졌고, 파견법 위반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조치라는 내부 반발에도 회사는 일방적으로 전환 채용 공고를 냈다"고 말했다.
 
한국기술철도연구원 노조가 지난 8일 철도연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채용 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현수막이 설치된 의왕시 철도연. 사진/철도연 노조
 
문제는 철도연이 파견기간이 2년 도과(초과)한 근로자를 방치하면서 시작됐다. 파견법은 2년 넘게 일한 기간제 노동자는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지난해 7월 철도연을 파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신용현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2년 이상 도과 근무자가 22명 발생했지만 전환협의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면서 "외부기관으로부터 엄정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철도연은 부랴부랴 전환협의회를 열고 파견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지만, 내부에서는 채용 규모와 기준 등이 졸속으로 결정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노조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외부기관에서는 적정한 채용 규모를 18명으로 산출했지만, 연구원은 현재 사무부서 정규직 근로자 32명보다도 많은 39명을 전환 채용하기로 했다. 기존 채용요령안에 포함돼 있던 외국어 능력 검정 요건도 '필요한 경우에'로 한정됐다. 해당 일자리는 민간의 유사한 업무보다 근로조건이 우수해 청년이 선호하는 업무로 판단, '제한경쟁·공개경쟁 채용'으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파견직 노동자 측 대표가 참석하지도 않은 자리에서 내용이 확정됐다는 절차적인 문제도 지적됐다. 
 
노조 측은 해당 채용 내용에 대해 외부 감사 요청을 건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사측이 요청한 노동부의 정규직 전환 채용 컨설팅도 중지됐다.
 
그럼에도 철도연은 8월 파견직근로자전환채용공고를 냈다. 전환 규모는 37명이다. 노조는 파견직 근로자 39명 중 2명이 전환을 포기했으므로, 사실상 전부를 정규직 채용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인 방침에 반발해 법원에 채용절차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측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연구원내 사정을 이유로 추진일정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채용 절차를 진행해 정규직 전환을 하더라도 법원 결정이 반대로 나면 채용된 사람들에게 사측이 소송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일정을 보유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철도연 측은 "모든 절차는 상위 기관과 의논해 적절한 절차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전환 채용의 졸속 추진이라는 것은 노조 측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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