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때문"vs "남 탓 그만"…이스타 항공 노사, 임금 '공방전'
회사 "제주 셧다운 요구 때문" 주장에 노조 "퇴직충당금 납부 0원" 지적
대량 해고 두고도 "노조가 원인"-"악의적 거짓말" 주장하며 다툼 지속
입력 : 2020-09-21 06:05:21 수정 : 2020-09-21 06:05:21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과 퇴직금 문제를 두고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직원들은 7개월째 임금이 밀리고 퇴직금마저 못 받고 있는데 사측은 모든 책임을 제주항공에게 돌리고 있어서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제주항공 탓을 멈추고 회사가 밀린 임금을 하루빨리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공개한 내역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부터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제주항공의 '셧다운' 지시로 경영난이 시작되면서 각종 보험료를 체납했다는 사측의 주장과 달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이전부터 자금난에 시달린 셈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적립하지 않으면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직원들도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며 "사측은 빠르게 매각해 이득만 취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과 퇴직금 문제를 두고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진은 이스타항공 서울 강서구 본사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반면 사측은 체불임금과 인력 구조조정의 책임이 제주항공에 있다는 주장을 일관하고 있다. 지난 17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미지급임금은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제주항공의 셧다운 요구와 매출 중단이 직접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제주항공에 '주식매수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계약에서 이스타항공은 위반한 사항이 없기에 약속대로 계약을 진행하라는 취지의 소송이다.
 
노사는 최근 단행한 605명 정리해고 이전 대안으로 제시된 무급휴직안에 대해서도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타항공 측은 지난 7월 조종사노조의 반대로 회사가 제안한 무급휴직이 무산되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지만 노조는 이를 두고 '악의적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사측이 무급휴직을 강행하지 못한 것은 전 직원 간담회에서 노조를 비롯한 전 직원의 항의가 쏟아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이 체당금 문제에 대한 방안을 찾아보지 않고 무급휴직을 제안하면서 반발이 한층 거세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가 체불임금과 무급휴직을 두고 비방전을 이어가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사측이 인력 구조조정안을 철회할 것과 정부의 고용유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지난 3일부터 국회 앞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책임 회피에 '자가당착'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동시에 제주항공에 인수계약을 이행하라고 주장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것이다. 계약 당사자인 이스타홀딩스는 지난 7월 제주항공이 M&A 해지를 통보한 이후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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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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