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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 SbW 시스템 개발로 '스케이트보드' 시대 열었다
신기술 포석 마련 평가 …전기차 상용화에 러브콜 전망
2020-09-17 05:51:00 2020-09-17 05:51: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만도가 '전기신호식 지능형 조항시스템(이하 Steering by Wire 시스템)' 개발로 '스케이트보드' 섀시 시대를 열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스케이트보드 섀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만도가 신성장 동력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카누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은 만도의 SbW 시스템 개발에 힘입어 스케이트보드 섀시를 완성했다. 스케이트보드 섀시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표준화한 모듈 형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가 '전기신호식 지능형 조항시스템(이하 Steering by Wire 시스템)' 개발로 '스케이트보드' 섀시 시대를 열었다. 만도 중앙연구소. 사진/만도
 
그간 자동차 제조사는 자동차 상체인 차체와 하체인 구동부 분리를 고민해왔다. 상하체가 분리되면 제조원가 절감은 물론 한 개의 섀시에 다양한 차체를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섀시는 영구적으로 사용하고, 차체는 다양하게 바꿔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하지만 상체와 하체를 연결해주는 조향시스템 때문에 분리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개발된 스케이트보드 섀시는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한다. 만도가 2021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인 신기술 SbW 시스템 덕분이다. SbW 시스템은 조향 컬럼과 조향 기어 박스의 연결 기계부를 삭제해서 전기신호로 차량 방향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SbW 시스템은 향후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임은 물론 미래차의 핵심 솔루션인 것이다. 
 
내년에 상용화가 시작되면 운전석의 핸들(Steering Wheel)과 차량의 조향을 담당하는 구동부 간에 기계적 장치를 없애고 전기적 신호를 통해 조향을 수행하는 최초의 차량이 될 전망이다. 당장 내년부터 출시될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의 전기자율주행차에 적용된다. 전기자율주행차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 분야인 전기(Electric)와 자율주행(Autonomous) 기술을 결합한 자동차다. 
 
무엇보다 전기차 시장이 향후 본격적으로 성장할 전망이어서 만도가 일찌감치 신기술 개발의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 딜로이트는 지난 10일 발간한 '전기차 시장 전망: 2030년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에서 향후 10년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29%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내년은 만도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만도의 주요 매출처인 현대자동차가 내년을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내걸고 G-EMP 프로젝트 가동을 공표했다. 현대기아차가 카누와 협업을 통해 스케이트보드 섀시를 도입한다는 내용도 G-EMP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다. 만도가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만큼 북미전기차 시장은 물론 다양한 제조업체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도는 그간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친환경 제품 개발은 기업에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다는 전제하에 자율주행,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의 자동차부품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만도는 한국을 비롯한 5개국에 걸쳐 지난해 기준 2319명의 연구 인력이 선행개발, 설계, 시험 평가 등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비는 2017년 3020억, 2018년 3150억원, 지난해 3610억원으로 지속 늘리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비율은 5.3%, 5.6%, 6.0%까지 증가했다. 만도는 제동(Brake), 조향(Steering), 현가(Suspension) 제품으로 자동차를 멈춰 서게 하고, 방향을 조절해주며, 안락한 승차감을 지속 높인다는 계획이다.
 
ADAS BU의 자율주행기술 또한 레벨4를 향해 계속 진화중이다. 이를 위해 만도는 신규 시설투자를 진행 중이다. 만도는 자율주행 부분의 확장을 위해 제2 판교사옥 연구소를 건설 중이다. 총 투자금액은 934억1500만원에 달한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자율주행과 친환경차로 대표되는 부품산업에 지속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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