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재명발 논쟁'을 환영한다
입력 : 2020-09-17 07:00:00 수정 : 2020-09-17 07:00:00
최병호 공동체팀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정치권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인물 중 하나다. 이 지사가 던진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야당과 언론에서도 연일 화제가 됐다. 이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강조하며 쓴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입니다'라는 문구를 두고선 이 지사가 청와대와 정면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 정도였다.
 
이 지사가 밝힌 정책으로 논쟁이 촉발된 건 이번만이 아니다.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소득토지세, 대부업체 이자율 제한, 공공배달앱 개발 등 내놓는 정책마다 찬성하는 편과 반대하는 쪽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최근엔 지역화폐와 기본대출을 놓고 업계와 학계는 물론 국책 연구기관까지 논쟁에 가세했다.
 
일각에선 이 지사의 주장에 관해 대권을 염두에 둔 무리수라고 지적한다.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임기 후반부에 돌입한 현 정부를 흔들어 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실성이 부족한 정책이라거나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의견도 있다. 심지어 대중으로부터 표심을 얻고자 고안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이재명발 논쟁'은 환영할만 하다. 오히려 지금 정치권에선 더욱 필요하다. 이 지사만 아니라 다른 대선주자들도 과감한 정책과 창의적 발상을 제시해야 한다. 세상엔 100% 완벽한 정책이란 있을 수 없다. 정책이란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가정 아래 만들어지는 탓에 현실에서 응용될 때마다 늘 시행착오를 겪는다. 정책은 현실에 적용되기 전 논쟁과 검증과정을 거치며 더 세련되게 다듬어져야 한다. 논쟁과 비판에 대해선 끝장토론을 하고, 찬성이든 반대든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이 나온다면 그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가면 된다. 이재명발 논쟁은 우리 사회가 더 진일보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는 셈이다.
 
이재명발 논쟁은 입법부와 행정부에도 일침을 가한다. 우리 국회만 해도 정쟁과 역학관계 탓에 정책 논의를 제대로 한 일이 드물다. 이 지사가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 논쟁이 촉발된 후에야 사람들은 선별적 재난지원금 지급론과의 차이를 인식하게 됐고, 사회가 추구할 복지정책의 방향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졌다.
 
우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직면했다.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내년 상반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릴 '세계경제포럼'도 회의 주제를 '위대한 재설정(Great Reset)'이라고 정했을 정도다. 논쟁거리가 생겼을 때 과격한 주장과 설익은 생각이라고 비판만 하다가 폐기할 게 아니다. 더 적극적으로 검증하고 비판하며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공론화를 하고 급변하는 사회에서 쓰일 정책으로 발굴하는 선순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병호 공동체팀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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