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IPO시장, '공모가 거품'부터 걷어내야
입력 : 2020-09-11 06:00:00 수정 : 2020-09-11 08:39:22
우연수 증권팀 기자
"네이버·카카오가 왜 거기서 나와"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빅히트는 K팝 열풍의 주역 방탄소년단(BTS)의 기획사인데,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비교 그룹에 공룡 포털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들어갔다. 정작 국내 대표 연예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비교군에서 빠진 것이다. 
 
산정 방식에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통상 기업가치 평가에 활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기업가치/상각전이익(EV/EBITDA)' 방식이 쓰이면서다. 이 방법은 기업가치(EV)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EBITDA)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 감가상각비가 많은 대규모 장치 산업 밸류 평가에 주로 쓰인다.
 
영업이익뿐 아니라 유무형의 감가상각비까지 합한 수치가 평가에 반영돼, 공모가 부풀리기를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책정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10만5000원~13만5000원이며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4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빅히트 실적 기준 PER 47~61배로 엔터주 평균인 30~35배보다 높다.
 
공모가 거품 논란은 올해 바이오기업들의 IPO 과정에서도 있었다. 기술특례상장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적자 바이오 기업들이 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 집단에 '씨젠'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씨젠은 올해 진단키트 매출로 소위 '대박'을 낸 새내기주다. '바이오'라는 공통점만으로 씨젠을 공모주 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군에 넣은 기업들은 씨젠을 활용해 몸값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들어야 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 속에 유전체 분석 전문 기업 소마젠은 결국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희망 공모가 밴드를 하향 조정했다.
 
상승세를 탄 증시에 이례적인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주 관심까지 더해지면서 IPO 시장은 그야말로 호황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이오·제약 열풍에 힘입어 바이오 기업 상장 건수가 덩달아 급증하자 감독 당국이 증권신고서 보완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었다. 금융감독원이 이번달 청약 예정이던 퀀타매트릭스, 노브메타파마, 미코바이오메드, 피플바이오 4개사에 실적 추정치나 투자 위험 요소 등을 증권신고서에 반영토록 하면서 모두 청약 일정이 연기됐다.
 
기업 입장에서 IPO는 투자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이고, 투자자 입장에선 유망한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IPO 시장이 활성화 이전에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이 객관적인 정보와 수치를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자금 확보에만 혈안이 된 '공모가 거품'은 상장사에게도 투자자에게도 득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연수 증권팀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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