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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1위 제주항공도 별수 없다…5분기 연속 '적자 행진'
2분기 영업손실 847억…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 지속
무급휴직·유상증자 조치에도 하반기 '깜깜'
2020-08-05 16:27:13 2020-08-05 16:27:13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을 해제하면서 불확실성은 줄였지만, 해외 하늘길이 닫히고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계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60억원, 영업손실 847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3130억원) 대비 89%, 전 분기(2292억원) 대비 63% 줄었고, 영업손실은 올 1분기(657억원)보다 확대된 수치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지난해 1분기 5년 연속 흑자를 끝으로 2분기 적자 전환한 뒤 다섯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제주항공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60억원, 영업손실 847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의 계속되는 실적 난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발 국제선 마비 때문이다. 화물 영업으로 그나마 수익을 노릴 수 있는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여객 중심인 제주항공 등 LCC들은 국내선만으로 이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이전 한 달가량 국제선 운항이 이뤄졌는데, 2분기엔 해외 하늘길이 사실상 셧다운 상태였던 만큼 적자 폭이 커진 것이다. 
 
업황이 어두운 만큼 제주항공은 무급휴직 전환에도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임직원들에 9월 무급휴직 계획안을 전달하고 현재 1차 신청을 받는 상황이다. 정부가 항공사들에 지원 중이던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지급 기한이 이달을 끝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최근 노사정 대타협을 거쳐 지원급 지급 기한 연장 방침은 수립했지만 당장 구속력은 없는 상태다.
 
자금난 해소를 위한 유상증자도 진행 중이지만, 흥행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제주항공은 15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추진하며, 오는 12일부터 우리사주조합 청약에 이어 구주주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9일 501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 청약 참여율이 저조해 포기한 바 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국내 항공사들이 적극적으로 국내선을 늘린 시점이 5~6월인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이 2분기 대비 일부 나아질 순 있지만, 업계는 이마저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올여름 장마가 길어진 점도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분류되는 3분기 휴가철 항공 여객 수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업계는 제주항공 이외에도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LCC들도 적자 확대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LCC들이 유일하게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선 운항이 사실상 큰 수익을 보기 힘든 구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선 운항은 유류비와 인건비를 따지면 큰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인 게 사실"이라며 "항공사 슬롯과 승무원 자격 유지 차원에서 띄우는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탑승률은 50% 이하에 머문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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