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쓰는 중국에 국내 화학사 '방긋'
헬멧 필수 소재 'ABS' 생산 업체 반사이익 볼 듯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입력 : 2020-07-03 05:50:00 수정 : 2020-07-03 05:50: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중국 정부가 이달부터 오토바이 운전자에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기 시작하면서, 헬멧 필수 소재인 고부가가치합성수지(ABS)를 만드는 국내 화학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 오토바이·전동 스쿠터 인구는 4억명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헬멧 착용률은 30% 수준이라 시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2일 화학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선 '헬멧 대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헬멧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헬멧 착용을 권고하는 계도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중국 정부는 추후 의무화 정책 시행 시 일어날 대란에 대비해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2일 화학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선 '헬멧 대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헬멧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 사진/뉴시스
 
증권업계는 중국의 새로운 교통 규제를 국내 화학업계 호재로 평가하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고부가합성수지(ABS)는 중국 중저가 헬멧의 외피에 사용되고 있는데, 최근 중국 내 오토바이 및 전기스쿠터 운행 대수와 헬멧 착용률을 고려하면 앞으로 2억개의 헬멧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요 호조로 수급이 타이트한 만큼 ABS 부문에서만 전 분기 대비 1천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S 수요 강세의 영향으로 마진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점도 국내 화학사 실적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초 톤당 300달러 후반이었던 ABS 마진은 6개월 만에 2배가량 확대돼 지난달 셋째 주 기준 톤당 700달러를 웃돌았다. 업계는 하반기 마진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외국계 화학사들의 신규증설 계획으로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화학사들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정밀화학 포트폴리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체 ABS 수요 중 '헬멧'이 차지하는 비중이 1% 대로 낮은 점도 산업 자체의 반등 기대감을 제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 확대는 반가운 일이지만, 실적을 견인할 정도인지는 별개"라며 "오히려 수요 증대로 중국 내에서 대규모 증설이 펼쳐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에서 ABS를 생산하는 곳은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있다. LG화학은 현재 여수, 중국 닝보와 화남 지역에서 연간 총 200만톤 규모의 ABS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가동 중이다. 세계 ABS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화학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25%다. 코로나19 중국 확산으로 일부 공장 가동률이 주춤했지만, '헬멧 호재'가 불며 ABS 생산공장은 정상 가동률을 되찾은 모양새다.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도 ABS를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ABS를 생산하는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한 뒤 여수공장에 연간 ABS 67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보유 중이다. 금호석유화학 울산공장도 연 25만톤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플라스틱 제품 제조, 도·소매 주식 기업인 한국이네오스스티롤루션 등이 연 27만6000톤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ABS는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 부타디엔(Butadiene), 스타이렌(Styrene)의 줄임말로, 이들을 조합해 만든 합성수지다. 합성 시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과 열에 강하고 가공성 또한 올라가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활용된다. 통상 ABS는 헬멧을 포함한 자동차 내·외장재, 에어컨, 모니터, 세탁기 등 가전기기 제작에도 사용되고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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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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