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소비진작책에 일희일비하는 시장
입력 : 2020-07-01 06:00:00 수정 : 2020-07-01 08:38:52
정부가 주도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됐다. 이달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여파 속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 위한 고육책으로 나왔다. 일단은 반은 성공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모처럼 활기를 띄며 매출 반짝 성장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례적으로 큰 세일 폭에 기대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니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경우 대형 유통업체만큼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인다. 긴급 재난지원금의 경우 사용처가 전통시장, 동네마트, 일반 상점 등으로 한정돼 잠시나마 소상공인들이 숨통을 돌렸지만, 어느덧 지원금은 소진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공교롭게도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재난지원금 소진 시기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굳이 동네 상점, 시장에 발걸음 하지 않아도 대형 매장에서 세일을 만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처음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기획할 당시, 이런 쏠림 상황을 예상하지는 못한 것 같다. 전통시장에 내걸린 '전통시장으로! 대한민국으로!'라는 구호의 플래카드는 쓸쓸하게 펄럭이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나온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은 어찌보면 처음에는 소상공인이 주로 수혜를 입고(재난지원금), 다음에는 대형 유통업체가 입는 식으로(대한민국 동행세일) 영향을 미쳤으니 일면 공평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제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쓴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재난지원금을 다시 추가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이고, 전국적인 세일 행사도 매번 열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우선은 코로나19가 끝나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소비진작책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보인다. 이제까지 코로나 이후 나온 주요 소비정책들은 위기에 대한 임기응변 성격이 짙었다. 죽어가는 소비심리를 소생시키는 차원에서 보면 현재까지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정부 정책에 일희일비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측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물량도 맞추고 다음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이미 소비자의 경험은 마트와 전통시장, 온라인 시장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대형유통업체도 소상공인도 윈윈할 수 있는 소비정책을 고안해야 한다. 대대적 세일행사를 하더라도 업체 규모별로 차별화된 혜택을 주도록 유도하거나, 재난지원금도 업체 규모에 따라 금액을 일정비율로 나눠 사용할 수 있게 했다면 적어도 업계 종사자들이 소비심리 냉온탕을 오가는 일은 겪지 않지 않았을까.  
 
특히 소상공인 업계에서도 퍼주기식 지원은 한계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임기응변책이 끝난 다음에는 이제 다른 결의 정책에 무게가 실릴 필요가 있다. 특히 상대적 약자인 전통시장의 경우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정책,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에 좀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품목을 차별화하고 유통·배송 선진화도 이뤄야 하는 등 해야할 숙제가 많다. 대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이 함께 윈윈하는 길, 편리성은 대등하되 서로 간 내용으로 차별화되는 길, 어렵지만 그리로 가야 한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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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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