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사모펀드 '핑퐁게임'에 속타는 투자자
입력 : 2020-06-29 06:00:00 수정 : 2020-06-29 06:00:00
지난해 터진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알펜루트, 디스커버리 등 이름도 생소한 사모펀드가 문제를 일으키면서 자본시장을 흔들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중단은 지난 17일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일부 상품에 대해 환매 연기를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안정적인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을 담겠다던 옵티머스자산운용은 대부업체, 한계기업의 사모사채를 취급한 데다 관련 서류까지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겉으로는 펀드에 들어간 자금이 공공기관이 건설사에 공사를 발주하고 공사비용 지급 목적의 매출채권을 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대부업체와 관련있는 부동산 개발에 흘러들어갔다는 것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잔고는 약 5300억원, 이 중 80% 정도를 NH투자증권이 판매했다. 한국투자증권이 677억원, 케이프투자증권 207억원, 대신증권도 45억원을 판매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개인투자자만 800여명, 투자금 규모는 2100억원에 달한다.
 
실제로 공공기관 채권 대신 한계기업, 대부업체 등의 사모사채를 담았다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행각은 두말할 것 없이 사기 행위에 해당된다. 투자자를 속인 것은 물론, 펀드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사무관리회사 한국예탁결제원도 이를 눈치채지 못한 게 된다.
 
그렇다고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위탁을 받아 펀드자산명세서를 작성하는 예탁원이나 판매사 등 다른 이해관계자의 책임은 없는 걸까.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예탁원에, 펀드 자산을 비상장사의 사모사채가 아닌 공기업의 매출채권으로 등록해달라고 요청했다.
 
펀드 사무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탁원은 요청을 받아 펀드명세서에 공기업의 매출채권으로 기재했다. 예탁원이 실제 펀드에 어떤 자산이 편입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는 없지만, 예탁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매우 이례적인 이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펀드의 주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판매사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현재로서는 자산운용사의 책임이 크다며 법적 소송 단계를 밟고 있다.
 
사모펀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은 이제서야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 라임사태에서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고, 뒤이어 크고 작은 사모펀드 문제가 불거졌는데 금융위원장은 뒤늦게 시장 전체를 손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사모펀드 이해관계자들이 핑퐁게임을 하고 금융당국이 늑장 대응을 하는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라임 사태가 처리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시간이 지나 피해 보상과 금투사 제재가 이어지겠지만, 피 같은 돈을 투자한 투자자들은 속이 거멓게 타들어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과 운용사, 판매사 등이 책임을 서로 미룰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해결방안을 논의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심수진 증권팀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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