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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늘길 겨우 열었는데"…미·중 갈등, 항공업계 변수로
"미국 항공사 영업권 침해 말라"…미·중 갈등 항공으로도 번져
2020-05-27 05:54:17 2020-05-27 05:54:17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주춤하며 항공사들이 다시 날개를 펼 준비를 하는 가운데, 미·중 갈등이 항공사들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으로 모든 외국 항공사에 대해 '1사 1노선' 제한을 둔 상황인데 미국 항공기를 막기 위해 이 방침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들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중국 노선 비중이 커 이 방침이 장기화하면 타격이 클 전망이다. 
 
26일 외신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항공당국의 외항사 입국 제한 조치를 두고 미국과 중국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미국은 최근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자국 항공사가 중국 정부 방침으로 현지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이후 미국 교통부는 4개 중국 항공사(에어차이나·중국동방항공·중국남방항공·하이난항공)에 대해 미국행 항공편 일정 세부사항을 제출하라고 명령하는 등 보복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여파로 중단했던 미주, 동남아, 중국 등 일부 국제선 노선의 운항을 오는 6월부터 재개한다. 사진/뉴시스
 
양국의 갈등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완화했음에도 '1사 1노선' 제재가 좀처럼 안 풀리자 국내 항공사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중국 노선 재개 시점도 예상 보다 밀릴뿐더러 매출에서 중국 노선 비중도 작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항공사(FSC)들의 경우 중국 노선은 국제선 전체의 최대 40%가량 차지하고 있다. 매출로 따져보면 대한항공은 전체 여객 매출 중 13%, 아시아나항공은 20%를 중국 노선에서 벌어들인다. 저비용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도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15%에 달한다. 현재 중국의 조치로 국내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노선은 인천~선양(대한항공), 인천~장춘(아시아나항공), 인천~웨이하이(제주항공)까지 세 개뿐이다.
 
항공사들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진행 중인 중국 연례 정치 회의인 '양회'를 통해 외항사 제재 해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미·중 갈등이 중국 노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없지만, 우려는 되는 상황"이라며 "지리적으로 가깝고 상용 수요도 꾸준한 중국 노선을 줄이게 되면 실적에도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다음 달 일부 국제선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인 국내 항공사들도 중국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국제선 노선을 기존 13개에서 32개로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다음 달 13개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등 LCC도 인천~마닐라, 부산~홍콩, 부산~마카오 등 노선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 항공당국은 최근 자국 항공사들의 국제노선 확장을 위해 일부 제한을 완화한 바 있다. 다만 해외 항공사들의 중국 입국 제재 완화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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