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이성휘·한동인 기자] 정부와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시름하고 있는 전 세계 구호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요청이 빗발치고 있는 '한국산 진단키트'를 중심으로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실행하고 있고 기업들은 현지에서 구호 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사전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조만간 항공편에 실려 미국 수출길에 오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지원을 요청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앞서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던 루마니아는 지난달 25일과 27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용 수송기를 인천국제공항으로 보내 한국산 방호복과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실어 날랐다. 정부는 진단키트 매입을 주선하고 나토 수송기 이착륙과 물품 수송 등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 제약회사 애벗래버러토리스가 만든 코로나19 5분 진단 장비를 상자에서 꺼내 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미국·루마니아 외에도 지난달 문 대통령과 통화한 중국·터키·UAE·이집트·프랑스·스웨덴·스페인·사우디아라비아·캐나다 등 13개국 정상 대부분이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지원과 '드라이브 스루' 등 방역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1일 현재 정부에 진단키트 지원을 요청한 국가는 121개국에 이른다.
이에 외교부·식품의약품안전처·보건복지부·산업통상자원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담당자들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방역물품 해외진출 지원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고 △국가별 요청현황 공유 △효과적인 인도적 지원을 위한 진단키트 지원 방안 △국내 수급상황 점검 △부처별 지원 가능 수단 발굴 등에 대해 논의했다.
국외 법인을 가진 기업들은 현지에서 직접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총 1251명)가 전날보다 227명이나 늘며 '일일 최다 수치'를 경신한 인도가 주요 대상이다.
국가 봉쇄령에 따라 자리를 잃은 인도 프라야그라지(구 알라하바드) 일용직 근로자들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자신들의 마을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 법인을 통해 현지 병원에 예방 마스크를 비롯해 외과용 가운·얼굴 마스크·장갑·예방 안경·신발 덮개 등이 포함된 의료진 개인보호장비(PPE)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인도 현지 비영리단체인 '아크샤야 파트라 파운데이션'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장 폐쇄로 당분간 일할 수 없는 임금 노동자에게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외에 인도 주요 병원 격리 병동에 정수기·에어컨·냉장고·TV 등을 기증한다.
삼성전자 인도 법인은 "어려운 시기 인도인들과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구호 취지를 설명했고 LG전자 인도 법인은 "도움이 필요한 인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시내 아시넬리 탑 주변 거리가 코로나19 비상사태 여파로 행인 하나 없이 텅 비어 있다. 사진/AP·뉴시스
LG전자·LG화학·LG이노텍·LG상사 등 LG그룹 4개사는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 정부에 5만회 검사 분량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기부했다. 이번 지원은 진단키트가 부족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원 요청에 현지에 진출한 LG 계열사들이 화답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전국에 휴교령을 내린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 지난달 e러닝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첫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이탈리아 내에서도 피해가 심각한 롬바르디아 주 등이 대상으로 집 안에 발이 묶인 현지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김광연·이성휘·한동인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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