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히트맨’ 권상우, 충무로 대체 불가 ‘코믹+액션’ 장인
“손 편지로 출연 제안 해 준 감독 절실함…실제 경험 듣고 ‘울컥’”
“‘이거 뭔가 있다’ 싶었던 시나리오, 대선배 정준호 출연에 ‘확신’”
입력 : 2020-01-26 00:00:00 수정 : 2020-01-26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코미디와 액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다. 우선 코미디는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불린다. 웃음의 포인트와 시간 차이를 세밀하게 계산해 연출을 해야 하는 장르다. 액션은 합의 예술이다. 상대방과 몸을 주고 받는 일종의 약속을 말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어떤 면에선 또 상당히 밀접해 보인다. 이 두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는 결코 많지 않다. 아니 드물다. 더 자세하겐 생소하다. 하지만 딱 한 명을 떠올려야 한다면 분명히 한 명이 존재한다. 배우 권상우다. 스크린 데뷔작 화산고에서의 카리스마는 잠깐이었다. 그의 최고 흥행작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지금의 권상우를 만들어 낸 최고의 효자였다. 살아 있는 현실 코미디와 함께 액션을 동반한 전례 없던 스타일의 배우가 등장한 셈이었다. 한때 마초 냄새 물씬 풍기는 액션에 집중한 바 있다. 하지만 권상우는 코미디+액션의 이종 장르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탐정시리즈를 히트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불러왔다. 영화 히트맨은 그의 이런 진가를 유감 없이 발휘시킨 또 한 편의 레전드 등극을 준비하고 있다.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 해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을 통해 오랜만에 강력한 스타일의 액션으로 복귀한 바 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지금도 권상우는 이 영화가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며 웃었다. 당시 이 영화를 홍보하면서 권상우는 만나는 기자들마다 내년 초 권상우 최고의 히트작이 나올 거 같다며 내심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 영화가 바로 히트맨이었다. 현란한 액션은 기본이다. 권상우표 현실 코미디는 압권이었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이거 뭐지?’ 싶었죠. 한 번에 눈에 확 들어오지가 않았어요. 너무 황당한 얘기잖아요. 바로 출연하겠다승낙하기 보단 시나리오를 좀 더 꼼꼼하게 읽고 싶었어요. 감독님이 절 강하게 원하시고 있단 얘기를 듣고 당연히 호기심이 생겼죠. 그런데 나중에 정준호 선배님까지 출연 제안을 받았단 얘기를 들었죠. 선배님도 시니라오를 읽고 나와 같은 느낌이었단 말씀에 놀랐어요. ‘이게 뭔가 있구나싶었고 출연 결정을 했죠.”
 
연출을 맡은 최원섭 감독은 이번 히트맨이 첫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그는 이 영화의 기획과 시나리오를 준비할 때부터 주인공 역할에 권상우를 염두하고 써 내려갔단다. 권상우는 그 점이 사실 자신을 움직인 가장 큰 지점이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배우라면 자신을 모델로 시나리오를 구축한 작품에 마음이 쏠리기 마련이라고 가감 없이 털어놨다.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님이 손 편지를 써서 보내 주셨어요. 와 감동이었죠(웃음). 손 편지의 의미가 남다르긴 하잖아요. 영화에도 등장하는 장면인데, 주인공 준이 웹툰 작가로 일하지만 인기가 없자 딸이 아빤 정말 잘 될거야. 내가 타임머신 타고 가서 보고 왔어란 대사가 나오잖아요. 그게 실제로 감독님 딸이 감독님에게 한 말이래요. 거기서 감독님의 절박함이 느껴졌죠. 이번 영화로 감독님이 진짜 자랑스런 아빠가 됐으면 했어요.”
 
결과 색깔 자체가 전혀 다르지만 앞서 개봉한 신의 한 수: 귀수편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액션이 상당히 많고 코미디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영화였다. 오랜만에 권상우의 차가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반면 이번 히트맨은 그의 초기작 동갑내기 과외하기탐정시리즈에서 보던 권상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담겨 있었다.
 
사실 액션의 분량은 이번이 제일 많았어요.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무거워서 그랬지 액션 장면이 그렇게 많은 영화가 아니었죠. 이번 영화는 암살 요원이란 직업 탓에 액션이 화려하면서도 간결해야 한단 점이 많았죠. 트레이닝도 많이 받았고 대역도 거의 없이 제가 다 했어요. 저도 이젠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많이 힘들더라고요(웃음). 중간 중간 코미디는 일종의 양념 같은 느낌이었죠.”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가 연기한 이란 인물은 국정원 소속 암살요원이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현재는 꿈꾸던 직업인 웹툰 작가로 살아간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설정이고 흥미로우며 황당한 설정이기까지 했다. 액션이야 충무로에서 원조 몸짱이기에 별 무리는 없었다. 웹툰 작가이니 그림을 그리는 장면에선 어떻게 소화를 했을까 궁금했다.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또 잘 모르는 점이 있다. 그가 미술학도였단 점이다.
 
미술 교생 실습까지 나갔었으니 그림이야 뭐(웃음). 근데 제가 그리는 건 정물화 데생이고, 이건 만화잖아요. 결이 완전히 달랐죠. 촬영에 쓰였던 그림은 제가 그린 건 아니고 웹툰 작가님이 그려주신 거에 제가 덧칠을 하는 정도였어요. 그림에 대한 감은 있죠. 그런데 그림체는 완벽하게 달라서 그건 오히려 작가님 그림으로 하는 게 맞을 거 같더라고요. 그외에 연기는 탐정에서의 지질한 모습과 신의 한 수에서의 액션을 적절히 더하면서 히트맨의 모습을 만들어 갔죠.”
 
권상우가 이번 영화 합류에 가장 큰 결심을 하게 된 것은 대선배 정준호의 합류였다. 정준호가 연기한 천덕규는 주인공 을 발탁하고 교육시킨 국정원 방패연 프로젝트의 리더다.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배역임에는 틀림없다. 권상우는 이 배역을 정준호가 맡았단 사실에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고 했다. 정말 신기하고 신기했던 경험이었다고.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정준호란 대선배가 이 배역을? 진짜요? 정말 그랬어요. 처음 출연을 결정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때 선배님이 출연을 논의 중이라고 한 것을 들었죠. 그리고 출연하신단 말을 들었을 때 진짜 놀랐어요. 15년 전 뮤직비디오에서 잠시 함께 한 적이 있었죠. 그리고 처음인데, 현장에서 호흡은 정말 잘 맞았어요. 코미디이기에 선배님이 정말 많은 부분을 내려 놓으셨죠. 너무 감사하고 많은 부분을 희생해 주셨어요.”
 
만족감이 큰 결과물을 얻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점을 꼽는다면 극중 아내로 출연한 황우슬혜와의 장면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서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는 장면이 있었다고. 모든 촬영을 끝냈지만 최종 편집본에서 빠지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 장면을 통해 주인공 부부의 이야기가 좀 더 풍성해졌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편이 제작된다면 준 부부의 얘기로만 끌고 가도 흥미로울 것이라며 덧붙였다.
 
“’이 국정원에서 빠져 나와 일반인으로 살아가다 영화 속 아내인 황우슬혜와 만나는 장면이 있어요. 대학생으로 한 갤러리에서 만나는 장면인데 그게 빠졌죠. 이들 부부가 어떻게 연결이 됐는지 설명이 되는 장면인데, 그 장면이 있었으면 좀 더 풍성했지 않을까 싶어요. 황우슬혜가 정말 아쉬워하지 않을까 싶어요. 2편이 제작된다면 준 부부의 얘기로만 만들어도 재미가 있을 거에요.”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자신이 만든 소속사, 그리고 자신이 함께 이끌고 있는 작가 집단과 함께 오래 전부터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언제부터 혹은 언제까지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영화를 제작 혹은 연출을 하겠단 계획은 아니란다. 좋은 시나리오를 개발해 좋은 영화로 이끌어 내겠단 마음일 뿐이란다. 현재는 준비 중이지만 급하지 않게 끌고 갈 계획이라고.
 
올해는 우선 차기작으로 웹툰 원작의 또 다른 영화를 놓고 고민 중이에요. 시나리오는 급하게 진행할 생각은 없어요. 제가 더 배우로서 안정권에 접어들고 나면 본격적으로 갈 생각이에요. 제작? 연출? 우선 연출은 아니고(웃음). 제가 출연할지도 전혀 생각은 안 해 봤어요. 현재는 히트맨이 정말 잘돼서 시리즈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CJ엔터에서 배급한 탐정이 잘됐으니, 롯데엔터에서 배급하는 히트맨만 잘되면 국내 양대 배급사의 시리즈 영화를 제가 정복하게 되는 셈이네요. 그걸 목표로 잡아 보겠습니다.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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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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