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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겨울왕국2’, 1편 1000만 흥행 넘어설까
엘사-안나 자매 출생의 비밀 그리고 아렌델 왕국 과거 ‘공개’
두 주인공 성장담 넘어 각자의 세계관 구축…‘서사적 스토리’
2019-11-22 00:00:00 2019-11-22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N차 관람의 전설이 컴백했다. 전 세계에 렛잇고신드롬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어린 소녀 관객들에겐 드레스 열풍을 몰고 온 바 있다. 관련 상품은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일대 판도를 뒤흔들었다. 국내 유일의 1000만 흥행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5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겨울왕국2’는 여전히 차갑고뜨거우며흥미롭고그리고 신비로운세계다.
 
 
 
1편에서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아렌델 왕국은 여왕 엘사와 그의 동생 안나 공주, 여기에 1편의 히어로 크리스토프 그리고 그의 단짝 스벤, 시리즈 최고의 귀염둥이 아이콘 올라프가 여전하다. 그들은 행복하다. 아렌델의 시민들도 행복하다. 아렌델은 평화롭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엘사는 혼란스럽다. 자신의 귀에만 들리는 의문의 노랫소리. 안나도 크리스토프도 올라프도 듣지 못한다. 오직 엘사의 귀에만 들리는 누군가의 노랫소리. 신비롭다. 하지만 의아하고 또 공포스럽기도 하다. 도대체 무엇일까. 엘사는 꼭 자신을 부르는 듯한 노랫소리에 신경이 쓰인다.
 
계속해서 들리는 이 노랫소리에 엘사는 불안하다. 그래도 어렵게 지켜 낸 아렌델과 지금의 평화를 부여 잡아야 한다. 하지만 불안은 꼭 현실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아렌델에 불어 닥친 정령의 분노가 모든 것을 뒤흔들어 버린다. 엘사와 안나 그리고 크리스토프와 스벤 올라프 아렌델의 시민들은 왕국 인근의 산으로 피신한다. 아렌델은 초토화됐다. 이들은 두렵다. 그들의 앞에 트롤이 다시 나타난다. 트롤은 과거 아렌델의 비밀과 엘사와 안나의 출생의 비밀이 모든 것을 풀어 낼 열쇠라고 조언한다. 그 열쇠는 아렌델에서 멀리 떨어진 마법의 숲에 자리하고 있다.
 
영화 '겨울왕국2'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2014년 개봉한 1편은 엘사와 안나 자매의 성장 그리고 우애와 사랑, 전형적인 디즈니의 가족 스토리였다. 위험과 위기 속에서 무너진 가족의 울타리는 엘사와 안나 두 사람의 믿음과 사랑을 통해 모든 것을 되돌리는 극복의 스토리였다. 다분히 동화적이고 교훈적이며 메시지적인 측면이 강했다. 비교적 간결하고 단선적인 스토리 라인, 여기에 디즈니 특유의 비주얼이 결합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2편은 1편의 스토리에서 남게 된 의문과 질문을 풀어가는 방식이다. 그리고 국내 관객들에겐 익숙한 코드인 출생의 비밀이 더 들어간다.
 
2편은 두 자매 가운데 엘사만 마법을 쓸 수 있는 이유, 그리고 1편에서 선보인 자매의 연대가 더욱 깊게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성장은 필연적이고 그 필연 속에서 각각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면서 또 다른 발전의 과정과 여지를 남겨 두게 된다. 하지만 과정은 다소 복잡해지고 다층적으로 분화된다.
 
영화 '겨울왕국2'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1편의 스토리 공식이 디즈니의 전매 특허인 가족애 속에서 안전한 방식을 취했다면 2편은 보다 세밀하고 내밀하게 들어간다. 때문에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보단 장르 영화의 방식으로 변화된 측면이 눈에 띈다. 먼저 엘사의 비밀은 북유럽 신화의 정령을 끌어 들였다. 그들과 아렌델의 관계 속에 숨은 비밀이 등장한다. 그 안에서 엘사와 안나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난다. 선택의 삶이란 방식에서 엘사가 취해졌고, 안나는 또 다른 선택을 받았단 점은 다분히 1편의 안정성을 이어 받은 분위기이고 코드다.
 
1편이 엘사와 안나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이 존재했다면 2편은 각자의 스토리도 한 층 깊게 들어간다. 엘사와 마법의 숲 그리고 그 숲에 살고 있는 노덜드라의 스토리, 안나와 크리스토프의 관계, 올라프의 역할이 더 명확해진다. 가장 중점이 되는 것은 아렌델과 마법의 숲 사람들 노덜드라의 관계다. 엘사의 아버지인 아렌델의 왕이 왕자 시절 겪었던 과거, 여기에 엘사의 할아버지인 아렌델의 과거 왕의 탐욕. 신화 속에서 등장한 마법을 정체성이 동화적으로 소화되지만 디즈니 특유의 밝고 경쾌한 느낌보단 다소 어둡고 암울하다.
 
영화 '겨울왕국2'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숨겨진 비밀과 비밀의 열쇠를 풀기 위해 떠나는 모험은 스펙터클보단 다소 설명적이다. 상황이 아닌 과정에 집중하기 때문에 1편의 간결하고 빠른 흐름보단 집중도를 떨어트릴 여지가 많다. 1편이 인물을 중심에 두고 스토리를 배치했다면, 2편은 스토리를 배치하고 인물을 끼워 맞춘 느낌이다. 그래서 1편에 재미를 느낀 관객이라면 2편의 서사는 흐릿함이 먼저일 듯싶다. 서사의 흐릿함을 노래와 안나 그리고 크리스토프의 러브라인으로 채우려 한 느낌도 강하다. 1편이 엘사와 안나의 관계에 집중한 포인트가 있었다면 2편은 곁가지가 너무 많다.
 
1편의 메인 테마곡 렛 잇 고신드롬은 2편에선 재현되기 힘들어 보인다. 1편의 신드롬은 스토리에서도 있었던 간결함이다. 2편은 테마곡 인투 더 언노운은 파워풀하다.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귀에 남지는 않는다.
 
영화 '겨울왕국2'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가장 큰 주제와 메시지인 2편의 자연과 사람에 대한 공존은 메시지 측면에서 모두의 공감대를 끌어 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왕국의 세계관에서 이 메시지는 도식적이고 카피적이다. 이건 특별함이 아니다. 1편이 떨쳐 낸 왕자 콤플렉스같은 신선함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애니메이션 세계관의 잠재적 흥행 폭발력은 예상 불가다. ‘겨울왕국은 이미 하나의 문화코드고 현상이며 대체 불가의 상품이 됐다.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1 21일 개봉.
 
P.S 길고 긴 엔딩 크래딧 이후 쿠키 영상이 등장한다. 굳이 볼 필요는 없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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